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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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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nza 일기 - 이탈리아 사람들의 담배 사랑 이탈리아 사람들은 담배에 대해 관대한 것 같다. 길에서 걸어 다니며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호텔의 발코니에도 커피나 케이크를 파는 가게나 식당의 바깥 테이블에는 예외 없이 재떨이가 놓여 있다. 어제 Siena에 다녀왔다. 집 안에서도 피운다. 가게 문 밖으로 살짝 몸을 내밀고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 이탈리아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평균 수명이 높은 편이라면 그건 순전히 토마토와 올리브, 그리고 포도주 때문일 것이고, 그 반대의 상황이라면 그건 담배 때문일 것이다.
Pienza 일기- Parma의 추억 Pienza 일기- Parma의 추억 Parma라는 도시는 여러모로 나에게는 매력을 느끼게 하는 도시다. 한 달 전에 두어 시간 도시를 걸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다. 한 달이 지나서 다시 찾은 Parma에서 이번에는 특별하게도 오페라 극장 무대에 올려진 베르디의 '일트로바토레'라는 오페라를 관람할 기회를 가졌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축복의 시간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거리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사이좋게 공간을 공유하며 적당히 바쁘게 흘러 다니고 있고 거리의 사람들은 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유려하다는 인상으로 내게 남아 있는 곳이 바로 Parma이다. 다시 말하면 아주 지루하지도 않고 적당한 운동감도 함께 간직하고 있는 도시가 바로 Parma라고 나는 ..
Pienza 일기 - 친구, 아니면 공범자 Pienza 일기 - 친구, 아니면 공범자 어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집 바로 옆 공터에서 축구를 했다. 우리 손자와 큰 손녀보다는 한 두 살씩은 더 먹어 보이는 오누이가 공을 가지고 놀고 있는데 나도 슬그머니 끼어서 놀았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많이 답답했지만 몸짓발짓으로 대충 의사소통을 하고 공을 통해서 둥글게 화합하며 땀을 흘렸다. 잠시 바람 빠진 공을 차다가 둘이서 의논을 하더니 자기를 소개했다. 남자아이는 알뚜르, 누나로 보이는 여자 아이는 나냐라고 했다. 내 앞에서 둘은 자기들이 가진 묘기(?)를 뽐내며 바람 빠진 공을 찼다. 나도 땀이 날 정도로 열심히 공을 찼다. 워낙 바람이 많이 빠진 공이어서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할 수 없었다. 한 시간쯤 땀을 흘렸을까, 아이들의 엄마가 아이들을 찾으..
Parma 일기 - 차는 가지고 가지 마세요 Parma 일기 - 차는 가지고 가지 마세요 "차는 가지고 갈 수 없어요." 호텔의 매니저인지 아니면 주인인지 모르겠지만 품위가 느껴지는 할머니는 우리에게 한 말이다. 우리가 오페라 관람을 하러 간다니까 길을 알려주며 강조를 했다. 호텔과 오페라 하우스 사이에는 아름다운 공원이 있었다. 공원을 가로질러 걸어가는데 20 여분이 걸렸다. 공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와보니 정말 차를 타고 돌아가는 사람은 없었다. 택시 한두 대가 공연장 부근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360도 방향으로 흩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돌아가는 사람도 꽤 눈에 띄었다. 나중에 걸어서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건물 외곽에 있는 공터에 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다가 단체 관광객을 태우고 가는 것을 보았다. 마치 우리나라 ..
Parma 일기 - 내 사랑 파가니니 Pienza 일기 - 내 사랑 파가니니 내가 파가니니를 만난 건 대학교 2 학년 때였을 것이다. 평소 알고 지내던 수봉이 형이 하루는 자기 집에 가서 음악을 들려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군대를 다녀와서 대학 4 학년에 다니고 있던 수봉이 형이 무슨 연유로 그런 제안을 했는지는 아직도 기억의 타래가 꼬여 있다. 수봉이 형의 작은 형이 집을 비운 사이 우리는 작은 형의 신혼방에 잠입을 했다. 수봉이 형은 지체 없이 작은형 방에 있던 마란츠 전축의 턴 테이블에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현주곡 1번 LP판을 올려놓았다. 조심스럽고 주도면밀한 것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수봉이 형은 작은 형이 없을 때를 노려 도둑 음악감상을 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나는 확신을 했다. 드디어 스피커를 통해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
Pienza 일기 - 아름다운 소풍 Pienza 일기 - 아름다운 소풍 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일 중의 하나가 낯선 도시에서 운전을 하는 일이다. 그것도 내 손에 익은 내 차가 아니라 빌린 차로 큰 도시를 운전해서 다닌다는 것은 불주사를 맞는 것처럼 공포스러운 일이다. 특별히 이탈리아의 도시 중 밀라노가 내게 공포를 제공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밀라노는 길도 이상하고 복잡한 데다가 트램과 차가 같은 길을 공유해서 다닌다.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차들 사이로 불쑥불쑥 끼어들 뿐 아니라 좌회전이나 우회전할 때 차 옆을 스텔스 전투기처럼 스치고 지나갈 때면 정말 머리끝이 쭈뼛거린다. 운전대를 놓고 차를 내팽개치고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제는 아침 일찍 Pienza를 출발해서 다섯 시간 정도 운전을 해서 밀라노에 갔다가 오..
Pienza 일기 - 당신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세요? Pienza 일기 - 당신이 얼마나 귀여운지 아세요? 오늘 일정은 성 프란치스코가 태어난 아씨씨에 다녀오는 것이었다. 아씨씨는 4 년 전에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Pienza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리는 곳이다. 아침 7 시가 좀 넘어서 집을 나섰다. 여기에 온 지 열흘이 지났지만 오늘 아침처럼 쌀쌀한 적이 없었다. 긴 팔 옷을 하나 가져가려다가 말았다. 아치피 해가 나면 햇살은 아주 맵게 내 살갗에 내려앉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주차장에 가 보니 차는 온통 이슬이 맺혀 있었다. 일교차가 그만큼 컸다는 뜻이다. 와이퍼로 차창의 물기를 닦고 히터로 물기를 마려야 했다. 사이드 미러는 종이로 물기를 다 닦아내고서야 출발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대시보드에ㄱ 노란 경고등이 눈에 띄는 것이 아..
Pienza 일기 - 주일미사 Pienza 일기 - 주일미사 1 -La Cattedrale dell'Assunta di Pienza- Pienza에는 성당이 둘이 있다. Pienza의 중심인 광장에 La Cattedrale dell'Assunta di Pienza가 있고 비오 2 세 교황의 여름 주거지를 지나 성 프란시스코 성당이 있는데 두 성당의 거리는 약 50 미터 가량 된다. 그리고 흔히 경당이라고 하는 채플이 하나 있다. 그리고 성문(?) 밖에도 성당이 하나 더 있는데 실제로 거기서 미사가 거행되는지는 알지 못하겠다. 일요일에는 광장에 있는 성당( La Cattedrale dell'Assunta di Pienza)에 11 시 30 분 미사에 다녀왔다. 오후 6 시에 미사가 한 대 더 있는데 Pienza에 처음 도착한 날 6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