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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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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nza 일기 - 연인들의 언덕(Lover's Hill)에서 Pienza 일기 - 연인들의 언덕(Lover's Hill)에서 피엔짜에 온 이후로 저녁식사를 한 뒤에는 거의 매일 저녁 연인들의 언덕으로 가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 그런데 오늘 저녁까지 그 언덕에는 늘 몇 쌍의 연인들이 발갛게 하늘을 물들이며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언덕을 '연인들의 언덕'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사실 그 언덕은 영화 Gladiator의 촬영장소라고 여겨지는 곳이지만 나는 그 언덕을 연인들이 함께 붉은 노을을 바라보는 곳으로 기억하고 싶다. 아름다운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연인들의 사랑은 아마도 붉은 노을의 여운처럼 길고도 아름답게 붉을 것 같다. 오늘 저녁에는 붉은 포도주 한 잔 하고 싶다.
Pienza 일기 - 물 Pienza 일기 - 물 지난 일요일 오후에 Pienza에 도착했다. 목이 마른데 어디서 물을 사야 할지를 몰라서 그냥 참았다.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날 Coop(마켓)에 다녀왔다. Coop의 길 건너 편에는 공용 주차장이 있는데 입구에 주차 요금을 계산하는 기계와 함께 근처에 벤딩 머신 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 이튿날 Coop에 다녀오는데 점잖고 인상이 좋은 남자가 그 앞에서 빈 물병을 바닥에 잔뜩 늘어놓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궁금했다. 다가가서 물었다. 손짓발짓 설명을 하는 걸로 해석해 보니 그것은 물을 길어가는 샘 같은 기계였다. 그러면서 설명을 덧붙이는데 왼 쪽은 '가스'가 들어있고 오른 쪽은 그냥 물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빈 물병을 가지고 가서 물을 담아왔는데 얼마나 차고 맛이 좋은지 ..
Pienza 일기 - medieval town, minimal life Pienza 일기 - medieval town, minimal life 14 Elisa.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은 골목의 끝에 있고 골목이 끝나는 곳에 자그마한 광장이 있다. 그리고 그 중앙에는 수돗물을 받아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그리고 광장은 집들로 둘러싸여 있는데 막힌 것 같지만 그 집 뒤로 갈 수 있는 작은 길들이 있어서 들녘을 바라보거나, 석양을 만나고 싶으면 1 분도 걸리지 않아서 그런 곳에 닿을 수 있다. 재어 보지는 않았지만 Pienza라고 불릴 수 있는 노른자위는 길이로 500 미터, 가로로 200 미터 정도 될 것 같다. (물론 눈대중이다.) 그리고 Pienza의 중심엔 성당이 둘이 있고 관공서와 교황 비오 2 세의 여름 거주지와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그리..
Pienza 일기 - 또 실수 Pienza 일기 - 또 실수 입 안이 조금 헐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Pienza까지 오는 길이 여간 험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이지만 이 번처럼 초반에 몰아서 고생을 한 적은 없었다. Jet lag(시차 때문에 생기는 피로)에다가 비행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니 건강한 내 몸도 아주 작은 탈이 난 것이다. 그래서 동네 Coop(마켓 체인점)에 간 길에 오렌지 주스 한 병을 구입했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 멀지 않아 입 안이 헌 증상쯤이야 쉽게 치료되리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집에 와서 병을 살펴보니 바닥에 주스의 앙금 같은 것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잘 섞어서 마시려고 바텐더가 텀블러를 흔들듯이 열심히 그리고 정성을 다 해서 주스 병을..
Pienza 일기 - 사라지는 것, 살아 있는 것 사라지는 것, 살아 있는 것 오늘 아침 산책을 다녀와서 아침을 뭘로 먹을까 고민하는데 아내가 빵을 사다 먹자고 했다. 아내가 구글로 검색을 했는데 마침 한 곳이 눈에 띄었다. 며칠 돌아다녀 보아도 전문적으로 빵을 구워 파는 곳을 만날 수 없었는데 빵집이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었다. Pienza의 인구가 이천 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 그럴듯한 빵집 하나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아닌가. 그런데 아내가 검색한 빵집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과일과 채소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우리도 매일 과일 몇 개 감자 한 두 개씩 사다 먹어서 아주 눈에 익은 곳이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집에서 눈을 감고도 찾아갈 수 있을 정도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아내 말로는 그 빵집의 리뷰가 2 년 전을 끝으로 보이지가 않..
Pienza 일기 - Dolce Sosta Pienza 일기 - Dolce Sosta 아직 달의 달무리가 사라지기 전에 집을 나섰다. 두어 시간 들판을 걸었다. 아내가 말했다. "오늘 아침(식사)은 카페에서 할까요?" 아내는 그렇게 하고 싶다는 말이다. 딱히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아내가 작은 케익 두 개와 또 대니쉬 같은 케칙 하나를 골랐다. 그리고 아메리카노 두 잔. 작은 케익을 입에 털어 넣었다. 머리가 띵할 정도로 달았다. 그런데 맛이 좀 이상했다. 술맛이 났다. 아내는 조금 먹더니 나머지는 나보러 먹으라 했다. 그래서 내가 마저 먹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케익 안에 럼이 들어 있었다. 아침부터 얼굴 붉어질 뻔 했다. Pienza Diary - Dolce Sosta We left the house before the moon halo dis..
Pienza 일기 - mistake Pienza 일기 - mistake It's not easy to live in foreign country without lingual ability. After jogging I went to COOP(European supermarket chain?) to get eggs and water,etc. Picked up grape juice too. Turned out, water was sparkling one , grape juice was wine. Drank one sip and almost drunk in the morning.
Pienza 일기 - Pay it forward Pienza 일기 - Pay it forward 오늘 피엔짜 앞 계곡에 펼쳐진 자갈길을 달렸다.(Val d'Orcia) 가끔씩 지나가는 차들이 무심히 흘리고 간 먼지를 들여마셔야 했다. 그런데 한 사람은 나를 보자 제법 먼 거리에서 차를 세우고 기다렸다. 나는 지나가며 그에게 거수경례를 했다. 내게 먼지를 선물하지 않으려는 그의 마음씀을 읽었기 때문이다. 내가 앞으로의 삶도 아름답게 살아애 겠다고 마음을 여미게 하는 순간이었다. This morning, I jogged on the gravel through the farm field in front of Pienza (Val d'Orcia). Occasionally, I had to breathe in the dust carelessly spread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