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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뉴욕 시내 기웃거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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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ino Park Domino Park
DUMBO 산책 DUMBO 산책 토요일 오후, 다섯 시 가까운 시간이 되어 세탁소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나왔다. 오후 1 시부터 세 시 정도까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 손님들이 옷을 싸들고 들어 오는데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다 돈인데---"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같이 30 년 가까이 세탁소 카운터에서 일을 한 사람도 두어 시간 그런 식으로 일을 하다 보면 마치 권투 선수가 상대방 선수에게 무자비하게 두들겨 맞고 링 위에 자빠질 정도로 거의 실신 상태에 이르게 된다. 끝이 보이지 않는 고통, 그것이 곧 지옥인 것이다. 두어 시간 동안 내가 받아서 컴퓨터에 입력한 옷의 개수가 200벌이 넘었다. 옷을 받을 때 잘 관찰을 해야 나중에 생..
봄바람처럼 3 -Williamsburg Bridge 봄바람처럼 3 -Williamsburg Bridge 나는 차이나 타운 거리를 걸으며 여기저기 내 시선을 부지런하게 움직이며 식당 간판을 스캔했다. 내가 찾는 식당의 이름은 '쓰.오.룩.'(456)이었다. 마지막으로 간 것이 30 년 세월을 훌쩍 건너뛰었으니 내 부실한 기억으로 그곳을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영화 속의 우연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눈알을 돌렸다. 그러나 매일 그리운 마음으로 456을 기억했던 것도 아니고 이리 불현듯 떠오른 생각만으로 영화가 현실이 되기엔 필요조건이 턱 없이 부족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거나 이리저리 수소문을 하면 못 찾을 리가 없지만 그 식당에 대한 나의 그리움의 무게는 다소 게으른 내 마음을..
봄바람처럼 2 -LOwer Manhattan and China Town 봄바람처럼 2 -LOwer Manhattan and China Town 다리 위를 불던 바람은 내 등을 떠밀어 맨하탄에 이르게 하였다. 영 낯이 설었다. 부르클린 다리를 건너 바로 FDR(맨하탄 동쪽 강변도로)로 차를 운전해서 간 적은 여러 번 있었어도 이렇게 빌딩 사이로 걸음을 옮기는 것은 처음이었다. 워낙 길이 복잡..
봄바람처럼 1 - Brooklyn Bridge 봄바람처럼 1 - Brooklyn Bridge 일요일 아침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떴다. 뉴저지로 축구하러 가야 하니 일요일 아침에는 평소보다 한 시간 이르게 알람을 설정해 놓았다. 그래도 보통 일요일에는 알람이 제 구실을 하기도 전인 새벽 서너 시에 잠을 깨는 게 보통이다. 일 주일에 한 번 뿐인 축..
9/11 Memorial and Museum(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 9/11 Memorial and Museum(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 -비둘기 한 마리- 어제는 9/11 기념 공원에 다녀 왔다. 무슨 까닭인지 이 번 주에 들어서면서 세탁소가 너무 한가해서 몸을 어디 두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잊기 위해 무작정 세탁소를 나와 향한 곳이 바로 9/11 기념 공..
이유 있는 땡땡이 - Williamsburg를 어슬렁거리다 이유 있는 땡땡이 - Williamsburg를 어슬렁거리다 1 월 한 달은 그런대로 잘 버텼는데 2 월 들어서며 세탁소 경기가 물 밑으로 푹 가라앉는 것 같다. 사람이 여유가 생기면 그 사이로 온갖 번뇌 망상이 비집고 들어 온다. 자칫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기 쉬우며 종업원들의 작은 실수에도 쉽게 혈..
Highland Park 걷기 - Love of My Life Highland Park 걷기-Love of My Life 지난 주일 2 박 3 일 동안 Home Alone. 큰 딸 아이가 자기 생일 을 맞아 남편과 뭔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손주들을 봐 달라는 부탁을 받고 아내는 금요일 오전에 딸네 집으로 떠났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설렁설렁 시간을 보냈다. 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