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처럼 2 -LOwer Manhattan and China Town
다리 위를 불던 바람은
내 등을 떠밀어 맨하탄에 이르게 하였다.
영 낯이 설었다.
부르클린 다리를 건너 바로 FDR(맨하탄 동쪽 강변도로)로
차를 운전해서 간 적은 여러 번 있었어도
이렇게 빌딩 사이로 걸음을 옮기는 것은 처음이었다.
워낙 길이 복잡해서 지레 겁을 먹고
운전을 해서는 이 곳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어디로 갈까?
그냥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좁은 길로 내 마음을 정했다.
그 곳은 아주 높은 뉴욕시와 관련된 빌딩이 있었고
지하에는 지하철 역이 있었다.
그리고 그 부근에 뉴욕시 경찰국이 있었다.
천천히 걸어가며 구경을 하기로 했다.
높은 건물 실내로 들어 오니
사방으로 벽이 터져 있었다.
여러 방향 모두에 봄이 와 있었다.
자연도,
사람도
봄을 느끼는 특별한 센스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빨간 벽돌의 담장,
그리고 쇠창살.
Sugar House - Prison Window
뉴욕 시청과 연방 정부와 주 정부, 그리고 시 정부의
주요 건물이 있는 이 곳은
강 에서 멀지 않다.
그러니 예 전엔 외국에서 온 큰 배들이 들어와 정박을 하고
짐을 내리고 싣던 곳이기도 하다.
Sugar House는 말 그대로 자마이카 등지에서
실어 온 설탕 원료를 정제하고 설탕을 만들어 보관하던 곳이다.
그리고 윗 층엔 설탕 공장 사장의 가족들이 살았는데
이런 건물이 세 채인가 있었다고 하는데
남북 전쟁 당시 미국군 POW(전쟁 포로)들이 영국 통치 하에 있던
이 곳에 분산 수용되었다고 한다.
전투에서 죽은 숫자보다
이 곳에서 기아와 질병으로 죽어간 숫자가 더 많았다고 하니
말이 Sugar Husse지
그 안의 현실은 전혀 달콤하지 않았던 것이다.
벽,
창,
그리고 쇠창살 등이 주는 이미지와
설탕이 주는 달콤한 미각 사이에서
한참 동안 혼돈 상태로 서 있었다.
소화전
궁금하다.
왜 하나는 빨간 색이고
다른 하나는 녹색일까?
별 게 다 궁금한 나는 누구일까?
나도 내가 궁금하다.
다리에서 얼핏 보았던 설치 작품.
사실은 이 것을 찾아 대충 방향을 잡아 온 것이었다.
남자 아이들 둘이 즐겁게 스쿠터를 타고 그 사이를 질주했다.
'5 in 1'
작품의 제목이다.
다섯 개의 철로 된 원반을 이리 저리 엮어서 하나가 되게 만들었는데
뉴욕 시 다섯 개 Borough를 형상화한 Tony Rosenthal의 작품이라고 한다.
뉴욕 경찰청 바로 옆에 있음에도
작은 상처와 귀여운(?) 낙서의 흔적이 있다.
높은 건물 사이에 보이는 성당.
St. Andrew Catholic Church
그냥 지나쳐도 될 일이지만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한 것은 'Andrew'라는 이름 때문이다.
우리 큰 아들이 'Andrew'이기 때문이다.
아들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되어지는 이름 Andrew.
우리에게 와서 Adrew라는 이름의 꽃이 된 아들.
살아가는 것은,
그리고 살아가며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이란
그에 맞는 그 만의 이름을 지어주는 일이 아닐까?
우리 아들 이름 Andrew'라고 입 속에서 부르는데
살짝 눈물이 고였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 살아가는 일이다.
무언가 위압감을 느끼게 하는 건물.
저 건물에서 일 하는 사람들,
그리고 재판을 받는 사람들,
그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연방 법원 바로 앞에 있는 작은 조각 공원.
아이들의 놀이가 한창이다.
자전거나 롤러 스케이트, 스케이트 보드 등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서로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그것도 서슬 퍼런 연방 법원 앞에서,
그리고 뉴욕 경찰청에서 200 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서 말이다.
귀여운 범법자들-----
빛과 그늘
윌체어를 탄 사람들의 입구는
너무 멀다.
주변 감옥 담장의 일부
걷다 보니 작은 공원에 이르렀다.
2층 누각에서는 중국 전총 춤 연습이 한창이다.
공원 중앙에 있는 쑨원의 동상.
그 동상 밑에서는 도박, 장기 등에
중국사람들이 열중하고 있다.
중국 근대의 영웅이라고 할 수 있는
쑨원은 있어도 없는 것처럼-----
장기판.
쑨원의 공적문에 비친 내 모습.
작은 공원 안에서 서너 패의 즉석 악단이 중국 고전 음악을 연주하는데
춘흥이 도도해진 구경꾼들은 앞으로 나와 춤을 추기도 한다.
연주 삼매경
도박 삼매경.
중국 사람들에 대한 편견인지 몰라도
엄청나게 도박을 즐겨 한다.
도박장에 가 보면 중국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물론 인구가 많은 것이 그 으뜸 이유가 될 것이지만
천성적으로 도박을 사랑하는 인자가
중국 사람들에게 있는 것 같다.
차이나 타운을 걷다 보면
가게 안, 지하의 상점에서도 여럿이 모여 마작 같은 노름을 하는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 공원이 테이블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도박하는 사람들로 충만하다.
이 날 좋은 봄 날에-----
이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도박하기에 따 좋은 날씨"라고.
China Town에 성당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transfiguration' (거룩한 변모)성당.
주변 중국 사람들과 일본 사람 들 중
카톨릭 신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China Town을 천천히 걸어 나왔다.
여러 가지 중국 음식점을 지나쳤다.
먹어보고 싶은 음식도 많았지만
늦은 점심을 아주 잘 먹은 터라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건물 옥상의 물 탱크
어느 사진 작가는 뉴욕의 물 탱크를 찾아 다니며 찍었다고 한다.
건물이 높아지면서 물의 수압 때문에 지붕 위의 물탱크가 그 해결책이 되었다.
물탱크가 뉴욕시의 스카이 라인을 장식한 때도 있었다.
이 사진 재미 있지 아니한가?
개가 쫓아 오는 줄도 모르고
전화기에 정신을 쏟고 있는 여인.
이 곳의 벽화는 주기적으로 바뀐다.
바뀔 때마다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지나다닐 때마다 한다.
결국 발이 피곤함에도 이 곳까지 간 것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어느 골목의 갤러리.
전시대위의 맥도날드 햄버거와 프렌치 프라이, 음료수.
작품일까?
아니면 누가 잠시 거기에 둔 것일까?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타려고 지하철 역에 당도해 보니
주말 내내 지하철은 운행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버스를 탈까,
아니면 우버 택시를 부를까?
내친 김에 윌리암스 다리까지 건너기로 마음을 먹고
다리 쪽으로 피곤한 다리를 천천히 옮기기 시작했다.
윌리암스 다리를 걸어서 건넌 적은 한 번도 없었기에
살짝 기대감도 생겼다.
이 모든 것은 다 봄바람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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