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Memorial and Museum(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 Museum)
-비둘기 한 마리-
어제는 9/11 기념 공원에 다녀 왔다.
무슨 까닭인지 이 번 주에 들어서면서 세탁소가 너무 한가해서
몸을 어디 두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을 잊기 위해 무작정 세탁소를 나와
향한 곳이 바로 9/11 기념 공원이다.
가게 위를 지나다니는 J Train을 타고 Fulton 역에서 내리면
그 일대에 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평일이어서인지 관광객들이 밀려다니긴 해도
한산한 느낌이 들었다.
스물 몇 명이 빠지는 3 천명의 희생자가 생겼던
그 자리에 기념 공원과 뮤지엄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곳에 몰려 온 사람들 중
과연 몇이나 그들의 슬픔에 공감하고
그 가족들이 경험했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있을까?
죽은 사람들은 말이 없고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간다.
그 곳을 경비하는 특별 임무를 띤 경찰들의 손에는
자동 소총이 들려져 있었는데(실제로 뉴욕에서 처음 보는 광경)
그 곳을 찾은 남자 어린 아이와 즐거운 대화를 하고 있었다.
죽은 자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지 않고
저리 기쁘게 경찰 아저씨들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무래도 세월이 가진 치유의 힘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는 모를 것이다.
그 날의 충격이 어떠했는지를.
대 참사가 있고 나서 며칠 동안
뉴욕 시와 인근은 혼돈 상태에 휩싸여 있었다.
나는 참사 당일 오후에 여기서 밀리고
저기서 멈추기를 거듭하며
이리저리 돌아서 집에 갈 수 있었다.
먼 길을 돌아야 했기에
한 시간 거리를 세 시간이나 걸려서 가야 했다.
조지 워싱톤 다리도 테러리스트들의 공격 대상이라는 소문 때문에
다리 통행을 막았기 때문이었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빌딩 하나가 또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으며
내 가슴도 따라 허물어내리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충격 속에서 평온함을 되찾아가기 시작했다.
일 주일인가 뒤에 우리 동네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우리 집이 있는 인접 동네에서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추모식을 열었다.
동네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동네 성당의 신부와 교회 목사가 기도를 이끌었는데
모두 손을 잡고 '주기도문'을 외웠다.
거기에는 물론 천주교 신자들과 함께 개신교 신자들,
그리고 아주 소수이긴 하지만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거기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한 마음이 되어
각자 자기가 받드는 신께 죽은 자와
그들의 가족을 위해 마음을 모았을 것이다.
내가 특별히 감명을 받은 것은
영어의 'Lord's Prayer 주기도문'는 개신교나 천주교나
똑 같다는 점이다.
'하나님'이 맞다느니
'하느님'만이 옳다느니 하는 논쟁으로
명칭 하나에서도 일치를 이루지 못 하고 있는 한국의 교회가
조금은 한심하게 느껴진 것도 그 때이다.
종교는 화해와 일치를 이루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치된 마음으로 죽은자들을 추모하고
그 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마음을 표시하며
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나는 내 이웃들, 그리고 미국의 힘을 보았다.
그리고 20 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그 곳에 섰다.
죽은 자들은 말이 없고
봄의 햇살은 따스했다.
노란 꽃이 피어난 나무 사이로 봄바람이 살랑대고
그 사이로 WTC 1 건물이
참 씩씩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새로 지어진 WtC 1 (World Trade Center)는
삼각형을 바로, 그리고 거꾸로 잇대어 놓은 형상을 하고 있다.
삼각형이 가장 안정된 구도라서
다시는 무너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일까?
지하철 역에서 올라와
바로 길 쳪 건물의 유리창에 비친 WTC 건물
멀리 비행기가 날아간다.
자라의 등을 본 사람들만 아는
솥뚜껑이 주는 두려움.
모르는 게 약이다
WTC 1이 새롭게 문을 연 것은 2014 년
1,776 피트 = 541 미터의 높이.
세계에서 9 번 째로 비싼 빌딩.
공사 비용이 3.8 billion dollar.
작품으로 찍은 사진.
서로 마주 보는 방향으로 걸어가는 두 남자.
그들의 시선은 손바닥 안의 전화기에 고정되어 있다.
접속하고 있으나
접촉이 없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마주 보고 걸어가지만
서로 만나지 못하는 운명.
이 건물이 'Oculus'
WTC 각 건물과 주변의 건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옆으로는 식당과 상가가 있으며
열 개가 넘는 지하철 노선과 기차 편이 이 곳을 지난다.
9/11 Museum 벽에 비친 WTC 1
9/11 Museum 과 Oculus
폭포에 생긴 작은 무지개
두 개의 인공 폭포.
같은 디자인인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North, South en ro.
삼 천 명 가까이 되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숨은 그림 찾기.
나 찾아 봐라!
실은 기도하는 듯한 남녀의 모습을 담은 것임.
벽화.
무관심
노란 꽃이 피었다.
노란 꽃
노란 리본.
봄이 되어도
죽은 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데
속절없이 노란 꽃은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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