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rtle Beach를 출발해서
Savannah에 도착한 것이 아마 오후 너 덧 시 쯤이었을 것이다.
잠시 호텔 침대에 몸을 눕혔다.
몸의 세포가 낱낱이 분해되는 것 같았다.
몸을 눕히는 일- 그 안락한 평화
나의 지상에서의 마지막도 이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없이 피곤한 몸을 자리에 눕히고
아주 깊은 잠 속으로 스며들 듯,
그리 조용하고 평화스러우면 좋겠다.
성 금요일, 예수께서 고통 가운데 숨을 거두신 날,
내 안락한 죽음만을 생각하는 것 같아서
죄송한 생각도 들었다.
오후 7 시가 넘어서
막내 아들이 호텔에 도착했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섰다.
길 하나 건너면 바로 강 옆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고
그 계단을 내려 가면 바로 강 옆으로 식당과 기념품 가게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강 가의 식당은 다 차서 자리가 없었다.
30-40 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나는 오히려 시내 쪽에 있는 식당엔
자리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언젠가 한 번 간 적이 있는 'THe Olde Pink House'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그곳도 식당이 꽉 차 있었지만
식당 바깥 쪽으로 바로 우리 자리를 마련해 주어서
다행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얼큰한 컵라면 하나면
이런 음식보다 더 맛나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아내에게 말 하려다 그만 두었다.
아내의 대답은 뻔하다.
"아들하고 식사 한 끼 하는데 제대로 좀 해야지."
본전이 안 되는 발언은 할 필요가 없는 법이다.
나중에 아들한테 슬쩍 물어보니,
아들은 나와 같은 생각이었다.
아마 큰 아들이 그 자리에 있었어도 남자들 생각은
모두 같았을 것이다.
아들의 생각을 아내에게 말 하려다 그만 두었다.
나도 이제 철이 들었지 말입니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왔다.
성 금요일 밤,
어느 소설의 제목처럼 '죽음보다 깊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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