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의 연속이다.
뉴욕 시내와는 달리
숲과 나무가 우거진 뉴저지의 집은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하다.
아침에 축구하러 나갔다.
출발하기 전 텃밭을 둘러 보았다.
텃밭에 파꽃이 피었다.
나는 도시에서 자라서 파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 텃밭에 파가 자란다.
파꽃도 예쁘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파킹장 저 너머
구름 사이로 해가 떠오르고 있다.
날이 더울 것 같다.
축구장 주변의 갈대 줄기를 메꽃 넝쿨이 감고 오른다.
어둠 사이로 메꽃이 하얗게 웃고 있다.
에즈라 파운드의 시가 연상되었다.
나는 오늘 경기를 하면서 지난 주에 이어 두 골을 넣었다.
올 해까지만 하려던 축구를
내년에도 하려는 마음이 다시 고개를 든다.
나 정말 이렇게 축구를 계속해도 되는 지 모르겠다.
가쁜 숨에 환희도 함께 터져 나온다.
집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보니
장인 장모님이 오셨다.
텃밭에서 호박과 오이, 그리고 고추와 상추를 수확하셨다.
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를 보면
내 몸에 푸른 혈기가 도는 것 같다.
여든이 넘으셨어도도
장인 장모님은 여전히 채소처럼 푸르시다.
백도라지도 한창이다.
한 여름 장미도 한창이다.
다음 주말까지도 더위는 꺾이지 않고 계속된다는데
이 더위 속에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잘 자라는 야채와 꽃처럼
그리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