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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참 잘 살아왔다.


우리 둘째 딸 facebook에 들어가 보았더니

다음의 사진과 간단한 글이 적혀 있었다.





when i think of my parents this is exactly how i envision them..photo credit Andrew Kim


아마도 사진은 우리 아들이 찍었을 것이고

그 사진을 보고 간단히 둘째가 메모를 해서 자기 페북에 올렸을 것이다.


'엄마 아빠를 생각하면 딱 이 사진의 장면이 떠오른다고'


올 10월이면 결혼 34 주년.

결코 녹녹히 않은 시간을 함께 살아왔다.

무난하지만 않았던 시간을 서로를 의지하고 

무난하게 견디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아이들에게 물려줄 눈에 보이는 재산은 그리 많지 않아도

엄마 아빠의 긴 시간 동안 숙성되고 발효된 사랑 만큼은 

다섯  아이들 기억과 가슴 속에 

꾹꾹 눌러 담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느 신부님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 난다.

그 신부님은 가정을 방문을 할 기회가 되면

그 집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신다고 한다.


"너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엄마요", 혹은 "아빠요."라는 대답이 돌아오면

신부님은 안심이 되신다고 했다.

부부의 사랑이 있으니 아이들은 자연히 커서도 가정을 갖고 

싶어할 거라는 신부님의 논리였다.


혹시라도 아이들 입에서 "신부님이요."라는 대답이 들리면

가슴이 철썩 내려 앉을 때도 있다는 것이다.

반드시 그런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부부가 얼마나 잘 못 살면

신부 같이 가정을 갖지 않고 독신으로 살겠다는 마음을 

아이들이 갖을까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부님의 말씀이 꼭 맞는 것은 아니어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그 어떤 것이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아무런 꾸밈 없이

식탁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나누어 마시는

우리 부부의 사진 한장.


그걸 행복스럽게 바라보는 아이들.

아직도 살아가면서 별별 문제에 휘둘리고 있지만

이 정도면 지금까지 


참 .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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