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흐리고
비가 오락가락.
잠시 해가 반짝.
여전히 심심한 하루.
배는 캐나다와 미국의 경계를 지나는 것 같았다.
육지와 섬 같은 것들이
왔다가 배 뒤로 밀려나곤 했다.
배도 하나의 작은 마을 같아서
있을 건 다 있다.
영화관, 카지노,
역사와 지리 강좌,
댄스 교습등이 쉴 사이 없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취미가 없다.
동서가 디지탈 카메라 갇의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께
카메라 키고 끄는 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괜히 배 여기저기 서성거리다 보니
하루가 갔다.
그리운 육지.
여행이라고는 하나
배 안이 감옥 같았다.
일요일이라 오후 다섯 시에 미사를 드렸다.
뉴옥 주의 Lake Placid에서 오신
신부님이 미사를 집전하셨는데
마침 배가 심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신자들은 내내 앉아서 미사를 드렸다.
정작 신부님은 70이 넘으셨는데도
흔들리는 배에서도 끄떡 없이
서서 미사를 드리셨다.
이천 명 가까운 승객이 탔는데
미사에 온 사람은 열 다섯이 채 안 되었다.
난 할 일이 없는데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지
아주 궁금했다.
배 안을 돌아다니다
낮에도 침대에서 뒹굴다가
베란다에 나가서
하염 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저녁 먹고 카지노에 가서
게임을 하는데 졸렸다.
카지노 머신 앞에서
꾸벅꾸벅 조는 사람은
아마 나밖엔 없는 것 같다.
또 하루가 심심하게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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