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는 토요일 오후 네 시 출발이라고 했다.
우리는 금요일 저녁에 가게가 있는 부르클린을 떠나서
뉴저지 집으로 돌아왔다.
나야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으니
그냥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었다.
집에 도착해 보니
큰 딸 소영이네 이삿짐이 들어와서
아주 번잡스러웠다.
대충 짐을 꾸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내 카메라만 챙겼다.
새벽 네시 반,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다가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이럴 때 알람 소리는 구원의 소리다.
자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깨어 있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에 종지부를 찍어주기 때문이다.
그 답답함에서의 해방이 되었음을 알리는
알람 소리를 듣고
빨리 출발 준비를 해야 했다.
설레임도 두려움도 없는 담담함.
이렇게 세상일에 무덤덤해진 나를 바라보며
내가 살아있는 건지 가끔 걱정이 되기도 한다.
동서가 전날 밤에 어레인지를 해서
4`시 반까지 콜택시가 올 예정이었다.
택시 기사는 하이티에서 이민온 지 10년 쯤 되는 사람으로
영어가 좀 서툴었다.
그래도 우리를 안전하게 Newwark Liberty공항에 내려주었다.
차를 탈 때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트렁크에서 짐을 내릴 때 보니
범퍼가 떨어져 나가고 없었다.
그럴 필요가 없었음에도
공연히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Air Canada
빨간 낙엽이 인상적이다.
종이 냎킨 한 쪽 귀퉁이에 로고를 인쇄했다.
중국이나 일본 같았으면
정 가운데 로고를 배치했을 것 같다.
땅콩도 없이 음료수만 단 두 번 서브.
비행기 회사들이 무척이나 짜졌다.
이어폰 , 담요도 사야 한다.
캐나다 특산인 메이플 시럽도
아마 이젠 짠 맛이 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Vancouver까지 가는 내내 구름 위는 맑아서 눈이 부셨다.
구름 아래 지상의 날씨는 어떨지 궁금했다.
그런데 Vancouver 공항에 착륙하려고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는데
구름이 잔뜩 끼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공항에 내리니 비가 살짝 오고 있었다.
6년 전에 갔던 Seattle의 날씨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공항 도착 시간이 오전 아홉 시 쯤이었다.
우리가 사는 미 동부와의 3 시간 차이를 고려하면
다섯 시간 가량 비행을 한 셈이었다.
미국에서 캐나다로 왔기에
출입국 절차와 세관을 통과해서야
비행장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크루즈 회사의 직원들이 공항에서
짐을 받았다.
우리 방까지 가져다 준다고 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배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기다려 타고 갔다.
그리고 다시 미국 영토인 말라스카로 가야 하니
또 다시 미국 입국 절차와 세관을 통과해서
비로소 배에 오를 수 있었다.
Seattle에서 배를 탔더라면
이런 불편함은 겪지 않았을텐데----
Vancouver에서 타는 크루즈가 Seattle의 그것보다
빙하에 더 가까이 간다는
여행사 직원의 말 때문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다.
(정말 그럴까?)하는 의심이 들긴 했지만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배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주위를 돌아보니 거의 70대의 노인들이었다.
우리 보다 젊은 그룹은 보이질 않았다.
대충 이번 크루즈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한 20분을 기다리니 버스가 왔다.
30여분 버스를 타고 가니 지붕 위에 범선의 ?처럼 생긴 조형물이 있는 건물이 나타났다.
지하의 주차장에 내리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한 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줄을 따라 이동하면서
다시 한 번 미국의 입국 절차와 세관을 통과했다.
그리고 승선.
승선하면서 사진을 찍고
카드 한 장씩을 받았다.
방 번호와 이름이 적힌 카드였다.
이 카드는 방의 열쇠로 사용되기도 하고
배 안에서는 크레딧 카드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배를 타고 내릴 때 신분증 역할도 했다.
카드에는 바 코드와 함께
배를 탈출할 경우에 타야할 구명정의 번호도 적혀 있었다.
우리는 배에 타서
우리의 방을 확인하고
배의 꼭대기 층에 있는 식당에 가서 점심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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