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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내 눈으로 본 이탈리아

내 눈으로 본 이탈리아 - 첫날 (2)

 

내 눈으로 본 이탈리아  - 첫날 (2)

 

 

 

 

 

총알 택시기사는 우리를 쉐라톤 호텔에 무사히(?) 내려 주고 유유히 사라졌다.

십년은 목숨줄이 짧아졌음직한 위기를 넘기고

'Mission completed!'

인줄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모두가 다친 데 없이 멀쩡한 몸으로 숙소에 도착했으니

감사한 마음으로 그 때부터 우리들의 첫 여정을 시작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여행객에게 시간은 그야말로 금이 아니던가.

여행은 , 더군다나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땅에서의 여행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호텔에서 check-in 을 하고 로마관광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일이 어긋났음을 알게 되었다.

로마 근교에 쉐라톤 계열의 호텔이 세 개나 되느데 우리가 예약을 한 호텔은

그곳이 아니라 15분 정도 더 가야하는 곳에 위치한 Sheraton Golf Resort라는 곳이었다.

 

우리 동서는 영어를 한국말처럼 잘 한다,

아니 한국말보다  오히려 영어를 유창하게 더 잘한다.

택시 기사는 이탈리어가 모국어이기에 분명 이탈리어를 잘 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자기의 언어를  잘 할지언정 두 사람 사이의

의사 소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살아가면서도 자기의 말만 할 때

진정한 감정의 교류나 서로 간의 공감대는 이루어질 수 없는 법이다.

 

동서는 우리의 목적지를 그냥 쉐라톤 호텔이라고만 말해주었고

그 운전 기사는 우리를 한 시 바삐 목적지에 떨구고

다시 총알처럼 다른 손님을 태우러 가려는 마음 때문에

멀리 이국에서 온 우리의 실정을 마음으로 헤아려주지 못했다.

택시 기사는 분명 로마 시 부근에

세 개의 쉐라톤 계열의 호텔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정확한 우리의 목적지를 알려는 마음 없이

자기 일에만 충실했던 것이다.

사랑과 이해가 없는 대화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

귀로 듣는 것이 아닌 마음으로 듣는 법을 배우고 연습해야 함을

다시금 때달았다.

 

이런 것이 다 바벨탑이다.

 

군대 시절 소대 전투를 하느라 힘겹게 고지를 점령했는데

목표를 잘못 짚는 바람에

다른 고지를 향해 다시 한번 '공격 앞으로'를 해야 할 때처럼 맥이 빠졌다.

다시 짐을 끌고 밖으로 나와 택시를 기다리는데

누군가가 다가와서 택시를 기다리느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어디다 연락을 했는지

1분도 채 안 되어서 택시 한 대가 우리 앞에 와서 멈추었다.

 

우리의  두 번째 목적지를 대면서 가격 흥정을 시작했다.

처음엔 28유론가 30유로를 불렀다.

주저하는 태도를 보이자 택시 기사는 요금을 25유로로 낮추었고

우리가 다시 미적거리자 20유로로  가격을 낮추어 드디어 거래가 성사되었다.

이것 또한 '이탈리아식'이었다.

 

'까이꺼, 대-충 대-충'

 

새로 만난 택시 기사를 통해 우리는 '이탈리아 식'의 또 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우리가 묵을 호텔에 도착했고

거기서부터 본격적인 이탈리아 오딧세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호텔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25 분 정도 가니

로마의 중심부에 이르렀다.

버스에서 내리니 후끈한 열기가 우릴 맞았다.

영국의 시인이었던 Dyllan Thomas의 시에서처럼

Mustard- seed- sun(겨자씨 태양)이 아주 매운 더위를

지상으로 뿜어대고 있었다.

https://blog.daum.net/hakseonkim1561/449?category=579035#none

 

https://blog.daum.net/hakseonkim1561/449?category=579035#none

 

 

 

 

 

 

바로 이 곳에서 부터 우리는 로마 시내를  돌아보는 여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