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득(어거스틴) 신부님과의 인연 III
성령 세미나 이후로 나의 삶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흔히들 기독교인들이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이 진정으로 내 뼛속까지 스며들게 되었다.
우연이라고 생각되었던 일들이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니
다 하느님의 섭리라고 믿게 되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다시 방향을 바꾸어 오던 길로 되돌아간 것처럼
나의 삶도 180도 방향을 틀게 되었다.
그러나 박 신부님과의 개인적인 인연이 다시 이어지게 된 것은
1999년 이후로 미루어지게 된다.
ME 주말(몇 년도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과 Deeper 주말을 다녀온 후에
우리 부부는 우리 부부는 미 동북부 ME의 발표부부가 되어
본격적으로 ME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박 신부님과의 인연은 다시 시작되게 되었다.
그리고 ME 발표 부부로서 첫 주말을 박 신부님과 함께 보내게 되었는데
그 주말에서 박 신부님에게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박 신부님은 덩치만큼 큰 품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리고 박 신부님의 손은 유난히 크고 두툼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 손으로 감싸던 넉넉한 사랑의 기운을 아직도 내 손에 지문처럼 남아 있다.
성령 세미나와 ME 활동을 통해
나는 신부님을 기억할 때마다 가마솥이 떠오른다.
가마솥은 두꺼운 철재롤 만들어져 음식이 골고루 잘 익는 장점이 있다.
또한 가마솥은 열을 오래 유지하여 음식이 쉽게 식지 않게 할 뿐 아니라
밥, 국, 찌개뿐 아니라 솥뚜껑을 이용한 구이나 전 같은 음식의 요리도 가능하게 해 준다.
가마솥을 통해서 거의 모든 잔치 음식이 탄생한다.
성령 세미나와 ME 주말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부부들이 아름다운 축제를 즐기게 되는데
그런 축제를 축제답게 만드는 풍성한 음식을 마련하게 해 주는 가마솥 같은 존재가
바로 박신부님이셨다.
미주에서 한인들을 위해 개척자와 같은 역할을 하신 박신부님을 기억할 때면
이제 우리 곁에 계시지는 않은 서운함보다는
여전히 식지 않는 가마솥처럼 따뜻하고 행복했던 잔치의 풍성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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