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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안개

 

 

 

 

 

 

 

 

 

 

 

 

 

 

 

 

1.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던

토요일 저녁부터 온통 안개에 싸여 지냈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던 오늘 아침까지도

안개는 걷히지 않았다.

 

날이 이미 어두워진 토요일 퇴근길,

GWB를 건너며 보이는 팰리사이드 파크웨이는

이미 안개에 점령당했다.

 

가로등이 없는 팰리사이드 파크웨이에 안개가 끼면

앞이 보이질 않는다.

허드스 강의 깊은 강심으로부터

스멀스멀 절벽을 기어올라온 안개가

이 지역을 덮으면

그야말로 안개의 마성이 된다.

 

학생 시절 보았던 오태석의 연극-제목이 무엇이었더라?-중의 대사

 

"이 섬에 안개가  몰려오면 이 섬은 온통 여자가 돼요."

 

그 깊은 신비의 길이 되고 마는

안개 낀 팰리사이트 파크웨이.

 

거의 이십 년을 운전해서 다닌 길이라

짙은 안개가 끼어도

 시속 60마일로 달리던 길이었는데

토요일 집에 들어가던 길은

영 생소했다.

 

겁이 났다.

 

조금 더 가면 정말 깊이를 알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 것 같았다.

 

중간의 Exit으로 나와

동넷길로 한참을 돌아갔다.

 

안개가 짙어서였는지

내 눈에 안개가 끼어서였는지-----

 

길이 보이질 않았다.

 

내 삶의 길도 잘 보이질 않는다.

지천명을 지나

이순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의 절반을 넘어섰는데도

여전히 길은 보이질 않는다.

 

길에 안개가 끼어서일까,

아니면 냐 눈에 안개가 끼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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