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맛있다!!!

너무 맛있다!!!

아내와 나는 이제 주말부부가 되었다.

 

아내는 건강이 좋지 않으신 장모님 수발을 위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장모님과 함께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에는 매일 출퇴근을 했는데 어제부터 스케줄을 바꾸었다.

사실 우리 집에서 뉴저지 장모님 댁까지 오가는 일이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왕복 서너 시간이 걸리는 데다가 톨비도 만만치가 않다.

 

시간도 절약할 겸 이것저것을 고려한 끝에 처제들과 의논해서 그리 결정을 했다고 한다.

그러니 먹고사는 문제가 오로지 내 몫이 되고 말았다.

혼자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거의 두 주일 째가 되었다.

 

아침엔 보통 바나나와 사과, 혹은 토마토를 먹는다.

그리고 보통 점심 식사로는 밥을 해서 먹는데

하루 식사 중 제일 기대가 되고 행복한 한 끼가 되었다.

 

오늘은 쌀을 씻어서 밥솥으로 밥을 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찌개를 만들었다.

쌀을 씻은 쌀뜨물을 냄비에 넣고 된장과 고추장을 잘 풀었다.

양파와 다시마, 버섯과 마늘을 찌개 국물에 넣고 센 불에 끓이다가

찌개가 팔팔 끓을 때쯤 약한 불로 줄인 다음 콩나물을 넉넉하게 넣고 천천히 끓이니

아주 맛난 버섯 콩나물 찌개가 되었다.

 

워낙 찌개가 내 입에 맞으니 잘못하면 과식하기 십상이다.

그런 나를 잘 알기에 밥은 한 공기가 넘지 않도록 냉정하게 양을 조절하는데

오늘도 아쉬움 속에 식사를 마감했다.

점심식사 시간은 늘 아쉬움과 다행스러움이 교차한다.

 

저녁에는 시리얼이나 샐러드를 먹고 하루를 마감하는데

운동을 좀 게을리해도 체중이 늘지 않는다.

 

전에도 가끔씩 '나 홀로 집에(Home Alone)' 있어야 할 경우가 있었지만

해 먹는 게 귀찮아서 이런저런 음식을 사서 먹었다.

아니면 라면을 끓여 한 끼를 때웠다.

그런데 내가 음식을 한 뒤로는 음식을 사서 먹지 않게 되었다.

사서 먹는 음식은 돈도 돈이지만

내가 만든 음식보다 입에 맞질 않기 때문이다.

인공 조미료나 설탕 같은 재료는 아예 집에 없으니 자연히 천연 재료만으로 맛을 내는데

적어도 내 입엔 내가 만든 음식이 그렇게 맛이 있을 수가 없다.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만드는 음식이 정말 맛이 있다.

특별히 한국 음식이 그런 것 같다.

오랫동안 햇빛을 받고 바람을 쐬고 난 뒤에 간장과 된장, 고추장이 탄생하는데

자연의 건강함이 그 안에서 숙성되어서 맛을 낸다.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 내는 조화가 아닐 수 없다.

 

오늘 점심에 먹은 버섯 콩나물 찌개만 해도

된장과 고추장 같은 재료에다  자연이 키운 버섯과 콩나물 같은 식재료를 결합해서 만들어서 그런지

얼마나 맛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 국물 맛을 내기 위해 센 불과 약한 불로 천천히 재료의 맛을 우려냈다.

 

시간.

 

시간은 마술을 부린다.

시간은 자연을 썩게도 만들고 발효를 시키기도 한다.

발효된 음식은 그만큼 건강하고 맛이 있다.

 

우리의 살과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오늘 숟가락으로 찌개를 떠먹으며

아내와 나, 우리의 사랑도 이렇게 찌개처럼 잘 숙성되어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It's So Delicious

 

My wife and I have now become a weekend couple.

Since her health isn't great, my mother-in-law needs help, so my wife stays with her from Monday to Friday. She used to commute every day, but from yesterday, she changed the schedule.

In truth, the commute between our home and my mother-in-law's in New Jersey isn't easy. It takes three to four hours round-trip, and the toll fees aren't insignificant.

After considering the time and other factors, my wife discussed it with her sisters and made the decision. And now, the responsibility for meals has entirely fallen on me.

It's been nearly two weeks since I started preparing my meals alone.

In the mornings, I usually have a banana and an apple, or sometimes a tomato. For lunch, I typically cook rice, which has become the meal I look forward to and enjoy the most each day.

Today, I rinsed some rice and cooked it in the rice cooker. I made my favorite stew. I added the water used to rinse the rice into a pot, stirred in soybean paste and chili paste, and then added onion, kelp, mushrooms, and garlic, bringing it all to a boil on high heat. When the stew was bubbling, I reduced the heat and added a generous amount of bean sprouts, letting it simmer slowly until I had a delicious mushroom and bean sprout stew.

Because I love the taste so much, I sometimes risk overeating. Knowing this about myself, I strictly limit myself to just one bowl of rice, though today, as always, I finished my meal with a hint of regret. My lunch is always a mix of regret and relief.

In the evening, I usually have cereal or a salad to end the day, and even if I slack a bit on exercise, my weight doesn’t increase.

I've had to be “home alone” before, but back then, I usually bought food out of laziness, or sometimes just cooked some ramen for a quick meal. But ever since I started cooking for myself, I haven't wanted to buy food anymore. Not only is it more costly, but also it never tastes as good as my own cooking.

With no artificial seasonings or sugar at home, I naturally flavor my dishes with only natural ingredients, and at least to me, my own cooking tastes incredible.

Taking time to cook slowly makes the food taste truly delicious. I feel that’s especially true for Korean food. Soy sauce, soybean paste, and chili paste are born from long exposure to sunlight and wind, where the health of nature matures into deep flavors. It’s a harmony created by nature and time.

Even the mushroom and bean sprout stew I enjoyed for lunch today—made with natural ingredients like mushrooms and bean sprouts, combined with soybean paste and chili paste—had such an incredible flavor. To bring out the best in the broth, I balanced high and low heat to draw out the essence of the ingredients.

Time.

Time works magic. It can make things decay or ferment, and fermented food becomes healthier and tastier.

Isn't it the same with our bodies and love?

As I scooped up stew with my spoon today, I wondered if, like this stew, my wife and I, our love, is ripening w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