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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tic

리투아니아에서 라트비아 가는 길에 - 십자가의 언덕

리투아니아에서 라트비아 가는 길에 - 십자가의 언덕

 

십자가 언덕은 리투아니아 북부 샤울랴이에서 북쪽으로 약 1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로마 가톨릭교회 순례지입니다. 

이 언덕은 수 세기에 걸친 리투아니아의 로마 가톨릭교회 역사를 대표하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십자가 외에도 예수의 수난상, 리투아니아의 영웅 조각, 성모 마리아 조각상, 묵주 등이 

로마 가톨릭교회의 순례자들에 의해 놓여 있습니다. 

이곳은 희망, 평화, 사랑, 희생자를 위한 곳으로 여겨지며, 약 5만에서 10만 개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습니다. 

(정확한 숫자는 아무도 모릅니다)

1993년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우리가 카우나스를 떠나

십자가의 언덕을 찾은 것은 정오 가까운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너른 풀밭 사이를 구름처럼 걸어가면

10 미터가 채 되지 않는 야트막한 언덕이 나타나는데

그 언덕 뒤에는 또 하나의 언덕이

앞 쪽 언덕에 가린 채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두 언덕은 물론

언덕 주변은 온갖 종류의 십자가로 뒤덮여 있습니다.

십자가 사이에는 풀과 풀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양귀비 꽃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는데

십자가의 고통에 짓눌려서인지

작은 크기로 조심스레 피었습니다.

 

꽃도 사람도 조심스레 마음의 옷깃을 여미게 되는 곳..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십자가를 이곳에 던져두고

작은 평화와 위로를 얻었을까.

 

이곳에 봉헌할 나의 십자가는 어떤 크기, 어떤 모습일까.

답을 얻지 못했다.

십자가 언덕 위로

구름이 게으르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십자가도 구름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속에 구름만 가득 담아왔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