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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헌혈

헌혈

오늘은 헌혈하는 날이다.

내가 다니는 성당에서 매년 5월에 헌혈 행사를 하는 것 같다.

작년에도 5월에 헌혈을 했다.

 

피는 생명이다.

그 피를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일이니

사회나 인류를 위해 딱히 값진 나눔을 하지 못하는 나로서

헌혈은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가 된다.

 

아침 8 시 미사를 마치고 

바로 성당 옆에 있는 학교 체육관으로 향했다.

먼저 입구 가까운 곳에 마련되어 있는 

컴퓨터에 인적사항을 입력하고

이어서 주어지는 액 30 가지 문항에 응답을 해야 했다.

그것만 하는 데도 10 여분이 걸렸다.

 

그리고 헌혈을 하기 전에 헌혈 예비 타당성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간호사가 체온을 재고

몸 컨디션에 대한 간단한 질문을 했다.

몸 상태와 기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그래서 모든 것이 잘 풀려나가는 줄 알았다.

마음속으로 혈압 측정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간호사는 몇 가지 질문을 더 이어갔다.

 

"최근 8 주 동안 예방접종을 받은 적이 있으세요?"

"네."

"어떤 백신인가요?"

"폐렴이요."

 

드디어 헌혈을 하게 되나 보다 했는데

간호사의 질문이 이어졌다.

 

"최근 3 년 동안 외국 여행을 다녀오신 적이 있나요?"

"네."

"어느 어는 나라인지 말해주세요."

"이탈리아, 한국, 프랑스요."

"가장 최근에 다녀온 나라는요?"

"탄자니아입니다."

"혹시 여행에서 돌아오신 날짜를 기억하세요?"

잠시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을 했다.

다행히 기억이 났다.

"2월 19 일입니다."

그랬더니 간호사는 정색을 하며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죄송하지만 오늘 헌혈은 하실 수가 없습니다.

 탄자니아는 위험국가라서요." 

그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입국하신 지 석 달이 지나야 헌혈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5 월 19 일 이후면 언제라도 헌혈하실 수 있어요.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나는 헌혈 행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체육관을 빠져나왔다.

 

밖은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 같이 찌푸린 날씨가 계속되고 있었다.

바람도 불어서 피부에 섬찟한 느낌을 선사하며 지나갔다.

 

동네 도서관을 지날 때 보니

입구 양쪽에 한 그루씩 서 있는 벚나무의 벚꽃이 비처럼 떨어지고 있었다.

비로소 벚꽃엔딩의 시간인데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봄날은 간 것일까?

봄날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일까?

 

바닥에 떨어진 벚꽃 잎이 쓸쓸하게 아름다웠다.

 

Donating Blood

 

Today is the day for blood donation.

It seems that the church I attend holds a blood donation event every May.

I donated blood last May as well.

Blood is life.

Sharing that blood with those in need is an act of love,

a valuable contribution to society and humanity.

As someone who cannot afford to make significant contributions,

blood donation becomes an opportunity to practice love.

After finishing Mass at 8 a.m.,

I headed straight to the school gymnasium next to the church.

First, I had to input my personal information on the computer

located near the entrance,

then I had to answer 30 questions on the screen.

That alone took about 10 minutes.

Before donating blood, I had to undergo a pre-donation screening,

where a nurse checked my temperature

and asked a few simple questions about my health.

My physical condition and mood were excellent.

So, I thought everything was going smoothly.

As I mentally prepared for the blood pressure measurement,

the nurse continued with more questions.

"Do you have received any vaccinations in the last 8 weeks?"

"Yes."

"What vaccine was it?"

"Pneumonia."

Just when I thought I would finally donate blood,

the nurse asked another question.

"Have you traveled abroad in the last 3 years?"

"Yes."

"Which countries have you been to?"

"Italy, Korea, France."

"Which country did you visit most recently?"

"Tanzania."

"Do you happen to remember the date you returned from your trip?"

I made an effort to recall.

Fortunately, I remembered.

"It was February 19th."

Upon hearing this, the nurse looked serious and said,

"I'm sorry, but you cannot donate blood today.

Tanzania is a high-risk country."

She added,

"You'll have to wait for three months after your return to donate blood.

So, anytime after May 19th, you can donate blood."

Leaving a note saying "I'm sorry and thank you,"

I left the gym where the blood donation event was being held.

Outside, the weather remained gloomy, as if it could rain anytime.

The wind blew, giving a prickly sensation on the skin as it passed by.

Passing by the neighborhood library,

I noticed cherry blossoms falling like rain

from the cherry trees standing on both sides of the entrance.

It was finally the time for the cherry blossom ending,

but it felt like spring had not yet arrived.

Has spring come and gone already?

Or has spring not yet begun?

The fallen cherry blossom petals on the ground were beautifully lon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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