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zania 일기 - 우산가시나무 (Umbrella Thorn)와 할머니의 손
셋째 딸 부부와 우리 부부, 이렇게 넷이서 아프리카 탄자니아 여행을 마치고
어제 오후에 뉴욕으로 돌아왔다.
2주 일정으로 다녀온 탄자니아 여행 중 하늘에서 적어도 사흘 정도의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뉴욕에서 출발해 첫 숙소인 잔지바르까지 가는데
비행기를 세 번을 타야 했다.
잔지바르의 아름다운 바닷가의 휴양지에서 사흘을 쉬고
세렝게티 공원으로 향했다.
대충 열대여섯 명이 탈 수 있는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였다.
1 시간 반이 조금 넘어서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세로네라 공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1주일가량의 사파리 여행을 시작했다.
공항에서 우리에게 사파리 여행을 안내해 줄 가이드 두 사람이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세렝게티 국립공원의 내 첫인상은 고요와 평화라는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었다.
넓은 초원과 나무, 그리고 하늘에는 흰 구름이 아주 게으르게 흐르고 있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새들도 아름다운 노래로 우리를 환영해 주는 것 같았다.
Tanzania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은
초원과 그리 높지 않은 산들로 이루어져 있다.
초원에는 듬성듬성, 그리고 산에는 좀 더 촘촘하게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데
내가 관찰한 바로는 대부분의 나무는 우산가시나무 Umbrella Thorn이다.
가지에 바늘 길이만 한 가시가 달려 있고
나무 꼭대기 부근에 나뭇잎이 우산 모양으로 나 있어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다.
그런데 오늘 사파리 투어를 하면서
휴게소 같은 곳에 들렸는데 함께 여행을 하고 있는 사위 Dan이
그 나무의 가시를 두어 개 따왔다.
내가 농담으로 그걸로 내 딸을 찌르려고 따왔냐고 해서
모두들 웃었다.
그때 내 머릿속을 번쩍 스치는 것이 있었으니
아내 발 안에 그때까지 남아 있던 성게의 가시였다.
잔지바르에 있을 때
바다 물속에 들어갔다가 성게 가시에 찔려서
그중 하나는 어떻게 뺐지만
다른 하나는 깊숙이 박혀서 포기했었다.
집에 있었더라면 바늘로 살살 찔린 부분을 열고 박힌 가시를
손쉽게 뺄 수 있었겠지만 여행 중에는 그런 일도 다 큰 일이었다.
그런데 바늘 같은 가시가 생겼으니
참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다.
아내는 금세 발에 박힌 가시를 빼내었다.
Umbrella Thorn의 가시는 그 나무에게 필요가 있어서 돋아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 가시를 떼어내
누군가를 찔러서 아픔을 줄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내의 경우처럼 누군가의 아픔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의 사람들, 자연과 도구들도
사람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줄 수도 있고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그 나무의 가시로부터 배웠다.
내 손바닥이 누군가의 뺨을 때려 아픔을 줄 수도 있지만
배 아픈 사람의 배를 문질러 낫게 하는 약손이 될 수도 있음을-----
내가 어릴 적 배가 아플 때면
할머니는 손바닥으로 내 배를 살살 문질러 주셨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아팠던 배의 고통이 사르르 사라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의 손바닥은
얼마나 많은 이의 아픈 곳을 문질러 주었을까?
탄자니아의 국립공원이 몇 군데 있는데
사람의 손길이 미치는 걸 최소화하고
자연이 자연을 치료하고 유지해 가도록 정책을 실행한다고 한다.
탄자니아의 국립공원은 마치 할머니의 손바닥처럼
아픈 지구를 살살 문질러 주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국림공원에서 하루 여정을 마치고 밤하늘을 올려보았다.
그곳 아이들 눈처럼 또랑또랑하고 맑았다.
탄자니아 여행의 소득은 맑고 굵은 하늘의 별들을 내 가슴속에 듬뿍 담아 온 것이다.
Tanzania Diary - Umbrella Th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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