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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zania 일기

Tanzania 일기 - Impala

Tanzania 일기 - Impala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을 다니다 보면

다른 동물보다 더 자주 만나게 되는 동물이 있는데

바로 Impala라고 하는 동물이다.

사슴 비슷하게 생겼는데 눈망울이 아주 예쁘다.

 

이들은 주로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어떤 무리는 모두 뿔이  달렸는데 수컷들이라고 한다.

Impala는 수컷끼리 무리를 지어 다닌다.

 

머리에 뿔이 없는 Impala도 무리를 지어 다니는데

모두 암컷이거나 아직 뿔이 나지 않은 새끼들이다.

그 무리 중에 뿔이 달린 Impalark 하나 도드라지게 눈에 띈다.

바로 대장 Impala이다.

대장 Impala는 말하자면 그 무리들의 짱인 셈이다.

가장 힘센 수컷이 다른 수컷들을 제압해서 대장이 되는데

모든 암컷들을 거느리는 특권을 갖게 된다.

 

그런데 이 특권은 영원한 게 아니다.

수컷들 무리에서 권력욕을 가진 수컷 중 하나가

어느 날 힘을 길러 기존의 대장을 물리치고 모든 권력을 갖게 된다.

철저하게 물리적인 힘의 논리가 Impala들의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수컷들의 무리를 볼 때마다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뿌리가 아무리 멋진 들 예쁜 암컷 Impala와 함께 지낼 수 없다는

지극히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감정일 뿐일 것이다.

내가 Impala 수컷으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리적인 힘도 별로 세지 않고

권력욕도 없는 내가 Impala로 태어났다면

평생 수컷 무리들과 지내다가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니 말이다.

 

하루에 몇 차례씩 Impala와 마주치는데

암컷들 무리 중의 수컷 한 마리에 대해서나

무리를 지어 다니는 수컷들에 대해서

모두 측은한 감정이 들었다.

 

한 마리 대장 수컷은 언젠가 다른 수컷에 의해

그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고,

수많은 다른 수컷들은 그냥 수컷 무리들 속에서 평생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Impala 무리를 보면서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 아내를 만난 것이 얼마나 다행한지를 다시 생각했다.

 

올 10월이면 결혼 40년이 되는데

그 세월 동안 아내의 얼굴에도 시간이 지난 흔적이 생겼다.

그러나 고마움이라는 필터를 내 마음에 끼우면

여전히 그녀는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