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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zania 일기

Tanzania 일기 -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Tanzania 일기 - 세렝게티 국립공원에서

Zanzibar에서 사흘밤을 자고

오늘 세렝게티 국립공원에 도착했다.

세렝게티 국립공원 안에 있는 공항은 말 그대로 시외버스 정류장 같은 규모이다.

미리 예약한 사파리 여행사의 사장과 안내인이 우릴 맞았다.

 

잔지바르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우리를 이곳까지 데려다준 비행기는 30 명 정도의 승객이 탈 수 있는

아주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였다.

 

딸네 부부와 우리는 다른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그네들이 타고 온 비행기는 열두 명 정도 탈 수 있는 비행기라고 했다.

 

사파리 관광 지프를 타고 숙소로 오는 길에 하마도 보고 사자도 보았다.

기린과 타조, Impala 같은 동물과도 만났다.

마침 길을 건너던 표범 거북이(Leopard Turttle)도 조심스레 지나쳤다.

참 신기했다.

 

그리고 생김새가 특이한 새 두어 마리도 보았는데

그 새들의 이름이 특이했다.

'Secretary Bird'라고 안내하는 사람이 가르쳐 주었다.

 

아닌 게 아니라 검정과 흰색의 몸통에

머리에는 온갖 종류의 펜을 꽂은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검은 바지에 하얀 셔츠, 그리고 펜을 지니고 있는 

말 그대로 사무실에서 일을 하는 비서의 형상을 한 새였다.

발걸음도 빠르고 민첩한 몸놀림으로

뱀 같은 먹잇감 사냥에 아주 능숙한 새라고 한다.

 

제법 외우기 쉬운 이름이어서 몇 번을

'Secretary Bird'를 반복한 끝에 드디어 머릿속에 단단히 새겼다.

숙소에 돌아와 오는 길에 찍었던 'Secretary Bird' 새의 사진을 보며

이름을 떠올리려는데 잘 생각이 나질 않았다.

 

애를 쓰다가 결국 이름을 생각해 내었다.

그럼 그렇지, 내가 누군가.

왕년에 기억력 하나는 끝내주던 내가 아니던가.

 

그렇게 생각해 낸 새의 이름이

"Office Bird'였다.

아는 척하고 아내에게 

"이 Office Bird' 좀 봐." 하며 사진을 보여주었다가

핀잔만 들었다.

"그게 무슨 'Office Bird'예요, 'Secretary Bird'지."

 

아내의 비서 노릇도 제대로 못 할 지경에 이른 나를 어찌할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