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nza 일기 - pici di toscana (토스카니 지방의 스파게티)
어제는 포도주로 유명하다고 하는 Montalcino에 다녀왔다.
물론 내가 포도주를 좋아하지 않으므로
와이너리 방문이나 포도주 시음은 하지 않았다.
Montalcino의 성당을 중심으로
이곳저곳을 걸어 다니며 거리구경을 하는 것이
우리가 이탈리아 중소도시를 여행하는 방식이다.
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서
경치가 뛰어난 레스토랑 한 곳에 들러서 점심을 먹었다.
스파게티와 피치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스파게티는 너무 짜서 빵을 곁들여 먹어야 했다.
그리고 토스카니 지방의 특징적인 음식 중의 하나인 피치는
그런대로 맛이 괜찮았다.
굵은 가락국수 국수 위에 스파게티 소스를 얹은 음식인데
국수가 쫄깃쫄깃해서 내 입과 제법 궁합이 맞았다.
그 식당의 음식맛은 그 식당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경관을 넘어서지 못했다.
쫄깃했던 국수 맛을 못 잊어서
오늘은 저녁은 아내를 졸라서 피치를 먹기로 했다.
피치의 재료인 국수는 밀가루 반죽을 한 다음
손으로 꽈배기를 만들듯 비벼서 만든다.
그래서 길이가 가지각색이다.
우리 집 골목에서 화실을 하고 있는 이사벨라에게 가서
어디서 젖은 국수를 살 수 있는지 물었다.
우리가 거의 매일 가서 식료품을 구입하는 Coop에서
피치를 만들 수 있는 국수를 판다는 정보를 이사벨라에게서 얻을 수 있었다.
오후에 Coop에 가서 젖은 국수와 스파게티 소스를 구입했다.
아내는 방울토마토와 마늘을 올리브 유에 볶아서
스파게티와 섞어 국수 위에 올렸다.
고추장도 두 스푼 섞었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번에 구입한 베이즐 화분에서
베이즐 잎을 따서 피치를 장식했다.
아내가 만든 피치는
빨간색과 초록색, 그리고 국수의 흰색이 모여
이탈리아 국기의 색깔을 구성했다.
색깔은 물론이거니와
맛도 일품이었다.
매콤한 것 같으면서도 스파게티 소스와 어우러진 부드러운 맛에
베이즐의 풍미가 더해져
오늘 저녁의 피치는 이탈리아에 와서 먹은 어떤 음식보다도 뛰어났다.
나는 안다.
아내의 손을 거치면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탈리아 음식도
내 입에 꼭 맞는 최고의 음식이 된다는 것을.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K - 스파게티 장사나 한 번 해볼까?-
물론 입 밖에 내지 않은 내 혼자만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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