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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할)아버지의 날

(할)아버지의 날  http://blog.daum.net/hakseonkim1561/2335#none

 

아버지 날에 우리가 큰 딸 집에 도착했을 때

Desi는 토이스토리 4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 전 주에 자기와 같이 tv를 보자고 한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내가 그 부담감으로 한 주 내내 마음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는데

아주 마음을 다져먹고 Desi와의 약속을 지키려 하니

그 마음이 풍선처럼 가벼워졌다.

 

Desi는 TV를 켰다.

미리 준비를 해 둔 터라 스위치를 켜자

바로 광고나 예고편도 없이 영화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Desi는 애초에 영화에는 관심이 없었다.

처음에 조금 TV에 눈길을 주더니

이것저것 말을 걸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영화는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방에 가서 놀자고 했다.

나는 말없이 손자를 따라갔다.

방에는 토이스토리에 나오는 캐릭터의 인형들이 눈에 띄었다.

보안관인 우디와 버즈, 그리고 포키 등이 눈에 들어왔다.

전에도 손자 방에 들어온 적이 있지만

그 날에야 비로소 눈에 보인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말이 그런 경우 딱 들어맞는 것 같았다.

손자가 보여주는 장난감을 보기도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결국 영화는 1/3 지넘에서 멈춰야 했다.

Desi가 함께 영화를 보자고 한 것은

딱히 영화를 보기 보다는

할아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자는 뜻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나는 마음을 열고 Desi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맞장구도 쳐주었다.

 

우리 자식들을 키우면서도

나는 그렇게 별로 하는 일 없이 아이들과 지낸 시간이----

글쎄 얼마나 될까?

 

자식들에게 좋은 자전거를 사주기 위해

특별히 우리 같은 이민자는

시간을 잊고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고급 브랜드의 최고 자전거를 사주기보다는

아이들은 허름한 자전거를 타더라도

아빠나 하버지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더 원하지 않을까?

 

좋은 자전거를 사주기보다는 함께 자전거를 타는 일이야말로

진실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라는 걸

Desi는 하버지에게 한 수 가르쳐주었다.

 

올해 (할)아버지의 날이야 말로

진정 (할)아버지가 된 첫 해가 아닐까 싶다.

Desi와 함께 했던 시간은

지금 꺼내어 보아도 포근하고 달콤하다.

 

 

 

 

 

사위가 만들어준 Brunch

Desi가 그린 카드

손녀 Sadie가 만든 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