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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파리의 뒷골목에서 만난 식당

파리의 뒷골목에서 만난 식당




7 년 전 파리의 석양





나는 지금 지난 화요일부터 유럽 여행을 하고 있다.

여행은 다 좋은데 먹는 문제 때문에 맘이 편치 않은 경우가 많다.

유별나게 맛이 있는 것도 아닌데

여행지의 음식은 값만 비싸서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해지는(?) 경험을 한 것이 어디 한 두 번이었던가.


이 번 여행은 체코의 프라하에서 사흘을 보냈고

비엔나에서도 사흘 밤을 보냈는데

그 중 하루는 할슈타투와 짤즈부르크를 다녀왔다.


뉴욕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친구 두 부부와 함께 

여섯이 함께 여행을 시작했는데

친구 부부 넷은 오늘 파리를 경유해서 뉴욕으로 돌아가고

우리 부부는 사흘을 더 파리에 묵기로 했다.


공항에서 나와 호텔 근처까지 직행 버스를 타고 왔는데

그것은 7 년 전 기차를 타고 파리 근처까지 와서

다시 지하철로 호텔까지 이동을 한 까닭에

이 번에는 새로운 풍경을 보려는 요량으로 그리 결정한 것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러시 아워와 맞물려

우리의 기대가 산산히 무너졌다는 점이다.

예정 시간보다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은근히 기대했던 파리의 노을을 볼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이미 저녁 먹을 시간이 지난 터라

우리는 서둘러 호텔을 나와 식사를 하러 거리로 나왔다.

거리엔 어둑어둑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다.


호텔 로비에서 근처 식당에 대한 정보를 얻고

우리는 호텔이 있는 블록의 다른 끝으로 이동을 했다.

길을 중간으로 두 개의 허름한 식당이 있었는데

하나는 주로 프랑스 식 요리를 제공하고, 

른 하나는 이탈리아 요리를 주로 하는 이탈리아 식 식당인데

둘은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사이 좋게 마주 보고 있었다.


아내는 이탈리아 식당을 택했다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음식 맛은 한 마디로 대박이었다.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와 Sea Bass를 주문했는데

오징어 먹물 스파게티는 지금까지 먹어 본 스파게티 중 최고의 맛이었다.


내가 앉았던 의자는 아귀가 맞지 않아 삐걱거리긴 했어도

음식은 비교적 가격도 저렴하고 맛은 가격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었다.


여행하면서 식당은 큰 길 가가 아니라

발품을 팔아 뒷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허름한 뒷골목에서 만난 아름답고 만난 음식 하나로

피곤한 하루의 위로를 받았다.


특별히 여행 중에는 외양은 비록 허름해도

아름다운 맛을 가진 

오늘 저녁의 먹물 스파게티 같은 음식이 고맙고 그립다.


나도 멋과 맛이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같이 있으면 위로가 되는,

그리고 같이 있어도 그리워지는 그런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