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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SO HOT!


You are so HOT!



덥다.


더워도 보통 더운 게 아니다.

오늘 오전 10 시에 벌써 화씨 90도를 넘어섰고

오후 다섯 시에도 화씨 95 도, 섭씨로 35도라고 

스마트 폰의 화면이 알려주고 있다.


"어휴, 더워!"라고 하려 했는데

웬걸, '어' 소리를 하고는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 하고 

그냥 입이 닫혀버릴 지경이다.


그래도 Rebeca가 오늘 세탁소에 들른 건

많은 위안이 되었다.

Rebeca는 언젠가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

키가 훌쩍 크고 날씬한 몸매에 얼굴도 매력적으로 참 예뻐서

볼 때마다 설레기도 하고 기분도 좋아지는 아가씨다.

게다가 성격도 발랄하고 명랑해서

얼굴에 미소꽃이 지는 법이 없다.


"Wow, it's so hot"

그녀의 입에서 덥다는 말이 튀어나왔다.


나도 한 마디 했다.

"Yes, indeed!"(정말 그래.)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But it's not that HOT as YOU!" (날씨가 핫해도 너만큼은 아니야.)

'HOT'이라는 단어에는 덥다는 뜻말고

멋지고 성적인 매력이 있다는 뜻으로 한 말이었다.


그녀의 치열 고른 이 사이로 하얀 웃음이 터져나왔다.


세탁소를 나서는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Stay HOT!"


그녀는 나를 보고 아까보다도 더 큰 웃음을

아낌없이 터뜨렸다.


보통 손님들에게는 

"Stay cool!"이라고 인사를 했는데

Rebeca에게는 이 더운 날에 'Stay HOT!' 이라고 했음에도

웃는 걸 보면 저주의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지는 않다.


이 더위는 내일 저녁까지 계속될 모양이다.

Dylan Thomas라는 시인의 시 중에

'Mustard-seed-sun'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겨자씨처럼 맵고 더운 태양이라는 말이다.

오늘 우리에게 비친 태양이 아마 이럴 것이다.


'Mustard-seed-sun'이라는 단어는

내게 겨자를 떠올리게 했고

겨자는 다시 겨자가 들어간 시원한 냉면을 떠 오르게 했다.


아내는 한국에서 온 친구를 만난다고

워싱톤으로 훌쩍 떠났으니

이 더운 여름날 저녁 한 끼

냉면 한 그릇 못 얻어먹으니 

어찌 이 무지막지한 더위를 식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