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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보일러 검사

보일러 검사




오늘은 우리 세탁소 보일러 검사를 했다.

매 해 한 번 씩 보일러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처음에는 뉴욕시 빌딩 디파트먼트에서 하던 것을

이제는 민간 기업에서 한다.


시청 직원이 검사를 할 땐 정말 힘이 들었다.

수십 년 동안사용하던 보일러 실의 문의 방향을 바꾸라고 하지 않나,

보일러의 기능과 안전과 관련이 없는 트집을 잡아

검사를 받을 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

공무원들이란 참, 어디서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던 것이 5-6 년 전부터

시에서 민간 기업에게 검사 하청을 주었다.

그 때부터는 검사일자를 받고 나면

부담은 되었어도 걱정은 되지 않았다.

필요한 조치만 취하면 아무런 트집을 잡지 않으니 말이다.


오늘 아침 보일러 검사를 받았다.

물론(?)  합격이다.

앞으로 아무 걱정 없이 1 년 동안 보일러 때문에 신경 쓸 일이 없어졌다.


세탁소에서 보일러는

사람의 심장 같은 역할을 한다.

심장의 기능이 멈추는 순간 사람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보일러가 멈추면 세탁소의 작업도 정지된다.

곧 세탁소의 죽음이다.


우리 세탁소의 보일러는

1989 년 생이다.

우리 세탁소가 문을 연 것이 1990 년이니

만 29 년을 쉬임 없이 우리 세탁소를 위해 봉사를 해왔다.

물론 문제가 생겨서 수리비로 지금까지 수억(?)을 지출했고

나도 무지하게 속을 썪었다.


그럼에도 29 년을 쉬지 않고 달려온 보일러는

여기저기 상처도 많고 지치기도 했지만

당당히 검사에 합격한 후,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다.


얼마나 대견하고 고마운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 심장은 거의 62 년을 쉬지도 않고 뛰어 왔다.

물론 수리비도 한 푼 들지 않았다.

정말 고맙고 대견하다, 내 심장이.


내 심장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내 입에만 충성하는 음식도 골라내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해야 겠다.


당연히 뛰겠지 하던 내 심장의 고마움을 새삼 때닫게 된

오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