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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지난 주 내내 비가 오다가

금요일 오후가 되어서야 해가 났다.

토요일 하루 날씨가 화창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는 

가을 아침처럼 산뜻한 날씨가

지난 주 꾸물꾸룸했던 마음에 보상이라도 하듯

밝게 나를 맞았다.


축구장에 제일 머저 도착해서

짜투리 시간을 리옹해서

카메라로 아침 풍경을 담는데

멀리 개같이 생긴 동물이 보였다.

주인이 옆에 없는 걸보니 개는 아니었다.

자세히 보니 여우였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말을 건넬 사이도 없이

재빠르게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재빨라서

여우를 보았어도 여우를 본 건지 뭘 본 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여우의 행동이 그렇게 민첩해서

'여우에게 홀린 것 같다'는 말이 

생겨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진이 없다면 

나도 여우에게 홀린 것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 거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축구경기에서 두 골을 넣고,

도움 하나를 기록했다.


여우에게 홀렸던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