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 - 만남의 광장
여행이 주는 즐거움 중 하나는
뻔하지 않은 상황과의 조우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즐겨 뒷골목에 들어간다.
큰 길과는 달리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작위적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그 곳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밀라노에 도착해서 호텔에 짐을 풀고
그 유명하다는 두오모로 방향을 잡고 걸어가던 길이었다.
길 건너 편에 낡은 성당이 보였다.
낡은 성당 하나로도 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 옆으로 작은 길이 나 있는데
사람들은 쉴 새 없이 그 길을 오가고 있었다.
여행객들의 발길은 닿지 않는 곳,
그러나 주민들이 다니는 길.
그 곳의 모습이 궁금해졌다.
두오모고 뭐고 그냥 골목길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거기서 만난 풍경.
어둔 골목의 담벼락에 그려진 개 그림.
그런데 그 앞을 동네 사람이 개 두 마리를 데리고 지나가고 있다.
거기에 또 한 분, 개띠 여사님.
개 세 마리에 또 한 분의 개(띠) 여사님
도함 넷.
사람과 그림과 동물의 즉석 만남의 광장이 형성된 것이다.
남들은 사정을 모르니
나 혼자 킥킥거릴 뿐이다.
세계에서 몇 째로 크다는 밀라노의 두오모 구경보다
나는 이 광경이 더 재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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