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아침
축구를 포기했다.
오후에 뉴저지에 갈 일이 있었는데
두 가지를 다 하기 위해서는
무리를 해야만 했다.
그래서 축구를 포기했다.
연속으로 2 주 째다.
이제는 힘을 빼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비겁해지는 건지
아니면 약해지는 건지 잘 모르겠다.
대신 아침 시간을 벌었다.
아들과 함께 동네 성당에서 부활 미사를 드렸고
Brooklyn Botanic Garden에 가서
브런치를 했다.
날은 흐렸지만
새로 피어난 꽃들이
식물원 이 곳 저 곳을 화려하게 물을 들였다.
튜울립 꽃마울이 바람에 흔들릴 때
부활의 종소리가 딸랑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종소리에 여러 가지 꽃의 빛깔이 묻어 있었다.
초록 빛을 배경으로
꽃의 빛들이 그 호화로움을 더해 주었다.
배경.
밤하늘의 어둠처럼
별빛을 빛이 되게 해주는 초록 색
어둠은 빛을,
초록은 꽃의 색깔을,
그리고 죽음은 생명과 부활을 도드라지게 만들어준다.
생명과 부활,
오늘은 하루 종일 그 배경이 되는 것들을 묵상하다.
동네 St. Martin 성당에서 미사.
큰 나무릐 뿌리,
그 사이 사이에 새로운 풀이 돋아났다.
거의 모든 벚꽃이 다 졌다.
Portland에 다녀 온 까닭으로
계절이 헷갈리게 지나간다.
제대로 벚꽃을 느끼지 못 한 채 봄을 맞고 보낸다.
목련 진 자리에
동백 꽃 한 송이 끼어 들었다.
2 월인가 3 월 초에 왔을 때
못의 물을 걷어내고 공사 중이었는데
다시 물을 채웠다.
연 못 한 쪽에 동백이 피었고
또 몇몇은 떨어졌다.
식물원 안에 있는 Yellow Magnolia Cafe에서 Brunch를 먹었다.
갈비 비빔밥 맛이 나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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