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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뉴욕 시내 기웃거리기

Prospect Park의 겨을, 혹은 가울

일요일,

축구하고 돌아와 아내와 함께 향한 곳은

Brooklyn의 Prospect Park.


Brooklyn Botanic Garden과 길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데

그 크기는 BBG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넓다.


10 여 년 전에 한 번 가 본 적이 있지만

어제처럼 긴 거리를 걸은 것은 아니고

한 군데서 잠깐 사진만 찍고 돌아 온 기억이 있다.


2 주 전 첫 눈으로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폭설이 내렸고

지난 주엔 화씨 20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가 몰려 왔다 물러갔다.


토요일 밤엔 다시 폭우가 내려서인지

공원 곳곳엔 물 웅덩이가 생겼다.


다행히 지난 일요일엔 기온이 올라가

올 해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따뜻한 날씨를 즐기러

많은 사람들이 공원에 몰려 들었다.


걷는 사람, 뛰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가족 단위로 피크닉 하는 사람들,

개를 데리고 산책 나온 사람들-----


Prospect Park가 문을 연 것은 1867 년이다.

따라서 차가 없던 시절이라 주차장 시설을 염두에 두지 않은 관계로

이 공원에는 주차장이 없다.


겨우길 건너로  BBG가 보이는 길 가 빈 자리에 차를 세우고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공원은 너른 풀밭과 대 여섯 개나 되는 야구장,

호수와 연못, 그리고 동물원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케이트를 메고 았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어딘가에 아이스 스케이트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있는 것 같다.


겨울이 되기 전 마지막 외출은

따뜻하고도 스산했다.


한 발은 겨울에

다른 한 발은 가을에 디디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나는 이런 계절을 가울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겨을이라 해애 할 지를 고민하며

짧은 외출을 마쳤다.




주차한 길 건너의 BBG.

간밤의 폭우에 많은 나뭇잎이 떨어져 

수북하게 쌓여 있다.







가을이 깊었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가을이 졌다고 해야 하나


한 여름 풍성했던 나뭇잎들이

대지 위에 쌓여 있다.





아직 노란 나뭇잎들이 남아 있고

잔디도 푸른다.

겨울로 가던 시간이 잠시 멈추어 섰다.









종류별로 개도 얼마나 많은지

공원은 완전 개판이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어깨 위에 내려 앉는 햇살의 무게를 즐기는 사람들.




간 밤의 폭우는

곳곳에 이런 물웅덩이를 만들었다.




숲 속을 걷다 보면'

생선 말릴 때 나는 퀴퀴한 냄새가 난다.


노란 은행잎 때문이다.


은행잎은

시각적으로는 시적인데

후각적으로는 산문적이다.





그 많은 사람들.


그래도 사람은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인 존재다.



폭우가 만든 늦가을 풍경.









호수가의 풀들이 말랐다.

풀그림자에 깃든 물오리 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