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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지난 주말엔 2 박 3 일 동안

로드 아일랜드의 바닷가에서 식구들과 지냈다.


노동절 주말 동안

아내의 환갑과 손자 Desi의 세 살 생일이 들어 있어서

아내가 모처럼 식구들과 지내기 위해서

이런 계획을 세웠다.


말 그대로 환갑을 맞는 아내에게

다섯 아이들과 두 사위,

손주 둘, 그리고 예비 며느리까지 함께 한

2 박 3 일은 뜻 깊고 갚진 선물이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현역 해병대원인 막내 아들까지 왔으니

그 3 일은 'Present(함께 함, 참석)' 단어가 

왜 가장 훌륭한 'Present(선물)'인 지를 일깨워 준 시간이었으며,

그 아름답고 소중한 시간을 우리는 나누어 가졌다.


저녁 식사를 하고

아내와 나는 손주 Sadie와 Desi를 데리고

Mystic Seaport라는 곳에 있는

호텔로 갔다.


바닷가의 모텔엔 자리가 없어서

아내가 따로 예약해 놓은 Mystic Seaport라는 곳의 힐튼 호텔이었다.

젊은 사람들끼리 늦게까지 재미 있게 놀라고

자리를 비켜 준 셈이었다.


우리는 거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새벽에 일찍 일어났다.


아이들과 새벽에

바다에서 일출을 함께 보기 위함이었다.

곤히 잠든 Desi를 조심스레 깨웠다.

눈을 뜨고 정신을 차리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는데

그 동안 나는 침대 곁의 안락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잠의 늪에서 빠져나와 정신을 차리고

전후 사정을 완전히 인지한 Desi가

갑자기 '하버지' 하고 침대에서 몸을 날려 

내 품을 향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엉겁결에 Desi를 받아 내 품에 안았다.

Desi는 하버지에게 몸을 날리면

받아 안을 '품'이 있다는 것을

털끝 만큼의 의심 없이 믿었던 것이다.


아무런 의심 없이 자기를 안아 줄

품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한 삶의 자산일까?

적어도 그 품에 대한 기억만이라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나는 Desi를 안고 가만히 앉아 있었다.


생명을 품에 안고 있는 일이

그리 가슴 따뜻하고 감격스럽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순간이었다.


사랑스러운 손자를 안고 행복한 감정에 젖어 있는데

문득 손자 녀석이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안길 품이 없는

수 많은 세상의 어린이들, 

그리고 어린 아이 뿐 아니라 

안길 품을 가지지 못한 수 많은 사람들.


품과 품이 만나 안을 때

생기는 '안'이 만들어 내는 그 포근함과 따뜻함.


그러고 보니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해야할 일이 생겼다.


바쁘다는 핑계로,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제대로 품지 못한 우리 식구들,

그리고 이웃들.

그들을 안아주기 위해

내 품을 넉넉하게 늘리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안길 품이 없음을 한탄하기 보다는

누군가의 품이 되어 주는 일이 내 삶의 미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열심히 운동하면

육신의 품은 넓어질 것이나,

아무나 믿음을 갖고 내게 안기기위한

마음의 품을 키우는 운동은 무엇이 있을까?


이 가을 단풍이 물 들 때 쯤'

내 품에도 예쁜 단풍이 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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