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 날 하는 축구는
그것을 경험한 사람만이 아는
아주 비밀스런 그러나 설명할 수 없는 맛이 있다.
한국의 남도 지방에 가면
홍탁삼합이라고 해서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김치 - 이 세 가지를 함께 곁들여 먹는 음식이 있는데
그 맛이 가히 환상이라고들 한다.
홍어와 돼지고기를 신 김치에 싸서 먹고
여기에 막걸리(탁주)를 한 잔하면
이승에서 맛 볼 수 있는 최고의 맛이라고 하는데
나도 먹어 본 적이 있긴 하나
솔직히 그 맛의 극치를 경험하지 못 했다.
홍어 삼합을 입에 넣으면
암모니아 향과 함께
톡 쏘는 홍어의 맛과 향이 퍼지는데
처음 먹는 사람은 그걸 견디기가 쉽지 않기에
첫 젓갈에 포기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걸 먹으며 살아온 서람들은
그 비밀스럽고 환상적인 맛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세상 최고의 음식으로 친다.
눈 위에서 하는 축구도 홍탁삼합과 다를 바 없다.
해 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안다.
제대로 몸을 가눌 수도
빨리 달릴 수도 없는 상황에서
공을 차는 재미는
맑은 날 하는 축구와는 또 다른 재미를 맛 볼 수 있다.
다음에 한국에 가면
홍탁삼합 맛을 제대로 한 번
맛 보고 싶다.
'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비 주룩주룩 (0) | 2018.02.12 |
---|---|
첫 눈 내리는 저녁 (0) | 2017.12.12 |
오늘 아침 서리 내리다. (0) | 2016.11.28 |
가을 산책 (0) | 2016.10.19 |
석양에 지다. (0) | 2016.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