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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민기 만나러 가던 길 - Graduation, 그리고 그 후

민기 만나러 가던 길 - Graduation, 그리고 그 후

 

뿌듯함과 행복한 느낌으로 충만했던
Family Day를 보내고 새 날을 맞았습니다.

2011년 10월 7일 금요일.

한국에서는 훈련소를 나올 때 
무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곳에선 '졸업(Graduation)'이란 말을 씁니다.
일단 군대 냄새가 나질 않아서 친금감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내가 본 졸업식은 근엄함 보다는
하나의 문턱을 힘들여 넘은 자들을 위한
축제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 문을 통과한 사람들에게 보내는 갈채!

훈련소 (Boot Camp)를 졸업하는 새내기 해병대원이
약 800여명이니 그에 따른 가족들 5000여명 이상이
졸업식을 참관합니다.

졸업식 시작이 오전 9시 30분이니
호텔에서 7시 조금 지나서 출발했습니다.

Parris Island로 들어가는 길은
전 날보다도 더 많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러나 질서 있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Parris Island로 들어가는 길은 편도 일차선.
 왼 쪽에서 해가 떠오르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길 옆에 차를 세우고 내리지도 못한 채 찍었습니다.
 뒤에 오는 차들에게 민폐를 조급 끼쳤습니다.
 Parris Island는 이런 늪과 바다(?)로 둘러 싸여 있습니다.
 훈련병이 도망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좀 늦게 출발했기에 일출을 볼 수 있었습니다.
 늦는 것이 늘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Palm Tree는 이 곳 South Carolina를 대표하는 나무인 것 같습니다.
 자동차 번호판에도 Palm Tree를 볼 수 있으니까요.



 Parris Island의 군악대.
 딱딱하기만 한 군대 행사에
 음악은 얼마나 그 풍요로움을 더해주는지 모릅니다.
 
 군악을 연주하던 군악대가
 갑자기 Jazz를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가족들은
 한 순간 환호했습니다.

 Fan Service 차원에서 연주한 Jazz는
 배려의 정신입니다.
 아무리 군악을 연주하는 군악대이긴 하지만
 멀리서 온 가족글을 위해서
 야들야들한 Jazz곡을 연주해서
 기쁨을 주었습니다. 

 

 

 



 열병과 분열, 그리고 소속 부대 깃발 반납.
 그리고 졸업식은 끝이 났습니다.
 
 그러나 '끝'
 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윗 부분은 Trina Paulus라는 분이 쓴

'Hope for the Flowers'라는 책의 마지막 부분과 같습니다.

나비의 애벌레는 껍질을 벗는 아픔을 겪으면서

아름다운 날개를 갖게 됩니다.

껍질을 벗는 아픔을 겪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땅을 기어다니는 애벌레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껍질을 훌훌 벗은 애벌레는 하늘을 납니다.

아름답고 고운 향기를 찾아

이 꽃 저꽃을 찾아다닐 수 있는 날개가 생깁니다.

애벌레로서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나비로의 부활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끝은 새로운 시작과 잇닿아 있습니다.

하나의 문이 닫히면서

새로이 열리는 문, 그리고 새로운 세상.

민기의 해병대 훈련소 졸업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새로운 날개로 훨훨 날아다니며

꽃을 피우는 나비처럼

세상의 꽃과 같은 사람들에게

그런 희망의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식 팜플렛을 보았더니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민기 이름이 나와 있었습니다.
 600점 만점에 597점
 2등인가 3등으로 졸업한 것입니다.
 그냥 해병도 아닌 우수한 해병이 된 민기가 자랑스럽습니다.



 



 



 



 



 집으로-------
 민기의 짐을 함께 나누어 들고
 고향 앞으로!!!!!!

 혼자 가는 길 같지만
 우리 모두 함께 가는 길입니다.

 금요일 오전 11시 30문에 출발해서 집에 돌아오니
 토요일 새벽 세 시가 다 되었습니다.

 잠시 침대에 몸을 눕혔다가
 아내와 나는 새벽 다섯 시 반에
 일하러 나갔습니다.

 토요일 저녁 모든 식구가
 함께 모여 식사를 했습니다.

 멀리서 민기를 보러온 주연이를 포함해서
 열 여덟 명의 사촌들이 다 모였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하던 일, 해야 할 일을 뒤에 남겨 두고
 뒤를 돌아보지 않고
 누군가에 집중하는 것을
 우리는 또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은 자기를 포기하는 것입니다, 그 누군가를 위해서----
 
 저녁 식사 후에 모두 모여
 민기에 대해 한 마디씩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 모두 얼마나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사랑은 그렇게 우리 사이를 돌고 돌아
 흐르고 있었습니다.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이어서
 흐르는 눈물을 참느라 힘이 들었습니다.

 눈물과 웃음이 날실과 씨줄이 되어
 아름답고 감동적인 시간이 짜여졌습니다.

 그 순간이 너무 귀해서
 언젠가는 글로 남기려
 내 마음 속에 새겨 두었습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이 되었던 시간.

 지상에서 천국을 맛보았다면
 이해가 되실런지요.

 

 
 



 왼 쪽부터 순서대로 엎드렸습니다.
 골찌에서 두번 째인 영채는 벌써 잠이 들었나 봅니다.

 그 아이들끼리의 이야기는 밤새도록 이어졌습니다.
 
 그 아이들의 이야기, 그들의 사랑이 
 끝이 없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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