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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구들 이야기

Family Day 2



 

먼 발치에서이긴 하지만
아들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얼굴을 보기 전까지는
'과연 막내가 이 가운데 있기는 있는 걸까'
하는 조바심마저 들었습니다.
아비의 마음은 자식 앞에서 이렇게 여려지기도 하더군요.

조금 수척해진 모습이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10 파운드가 줄었다고 했습니다.
훈련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훈련병들이 강당 같은 곳으로 들어와 중대별로
정열했습니다.
첫 대열이 입장하면서 모두들열광적인 박수를 보냈습니다.
네 아들, 내 동생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보내는 진정한 사랑과 격려의 박수였습니다.

간단한 예식이 끝나고 드디어
지휘관의 '헤쳐'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드디어 보고 싶은 얼굴을 볼 수 있는 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전 9시 30분.
오후 세 세까지는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자유.

막내 아들은 이렇게 통제된 훈련을 받는 동안
자유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자유에는 그 댓가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해산 명령과 동시에
훈련병들과 가족들은 서로를 찾느라 혼돈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두 딸들의 손이 동시에 한 곳을 가리켰습니다.
그 곳에 민기가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민기야, 여기야 여기!!!!!!



엄마를 안고 울고 있습니다.
한 동안 서로 말이 없었습니다.
침묵으로 말하는 걸
민기도 어느덧 배운 것 같습니다.



웃음과 눈물이 엇갈립니다.
떨어져 있어보니
얼마나 귀한 아들인지'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지
서로서로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유난히 막내 동생을 예뻐하던 둘째 지영이.
이번 South Carolina까지의 여행의
모든 걸 기획하고 준비했습니다.

딸이지만 참 똑똑한데다가 잔 정도 많습니다.
민기가 훈련 받는 동안
매일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민기가 보낸 편지도이메일로
식구 모두에게 전달하는 일도 했습니다.

사촌들도 닥달을 해서 민기에게 편지를 쓰도록 했습니다.
처남네 막내 딸, 세살 짜리 영서에게까지
그림을 그리라고 했을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이 크니 참 편하고 좋습니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으면 되니까요.



밖으로 나와서 한 장 찍었습니다.
늠름합니다.



민기를 위해 모두 모여 앉아 만든
격려 카드를 보고 있습니다.
카드 치고는 크기가 조금 큽니다.
잘 보여야 하니까요.

민기의 어린 사촌인 로사가
솜씨를 많이 발휘했습니다.



민기가 이 곳 저 곳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큰 아들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언제나 오려나
아빠 마음은 민기를 만났는데도
큰 아들이 기다려집니다.



민기가 속했던 1대대 Charlie중대 막사앞에서
큰 누나와 함께








민기가 머물던 막사 안에서
졸업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원인데 마치도 어린 아이 같습니다.




아내는 민기가 자던 침대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미리 전화로 주문한 음식으로
간단한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

8월에 이미 생일이 지났지만
거의 두 달이 지난 그날에서야
민기의 생일을 축하해주었습니다.
지영이가 특별히 마련한
해병 대원의 모습이 케익 위에
촛불과 함께 놓여졌습니다.
치즈케잌은 막내가 좋아 합니다.

막내는 열 여덟이 되었습니다.

치즈케익은 아내가 민기를 위해
출발하기 전날에 일부러 산 것입니다.
엄마의 아들 생각하는 마음, 정말 못 말립니다.
더운 날씨에 혹시 상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습니다.
정성이면 하늘도 감동합니다.

작아도 정성과 배려가 그득한 생일 케잌입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준비한 생일 선물-전화기입니다.
민기의 입이 벌어집니다.
석 달 동안 잡힌 군기가 일시에 허물어졌습니다.

그런데 전화기를 꺼내는 순간, 전화기의 벨이 울렸습니다.
사촌 영진이에게 온 것입니다.
아내가 아이디어를 내고
지영이가 게획을 세우고 실행한 것입니다.
섭외 1순위인 민기의 여자 친구 제시카는
아직 고등학생이라 시간이 여의치 못해
쉬는 시간에 짬을 내어 영진이와의 통화가 끝난 뒤
얼마 후에야 전화가 왔습니다.
군기 빠지는 건 순식간입니다.
풍선 바람 빠지듯 전화 두 통화에 군기 쏘옥 빠져버렸습니다.




팔뚝의 작은 상처.
그러고 보니 목과팔 주위에 상처가 여럿 보입니다.
성장하는 데 상처는 필수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가슴엔'KIM",'U.S MARINE'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습니다.
우리 김씨와, 미 해병대 가족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가족과떨어져서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되었다는우리 민기는
이번 훈련으로 정말 어른이 되었습니다.

밤마다 잠 들기 전이면
식구들 하나 하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 했다는 민기.
그리고 그런 식구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해서날마다 감사기도를 드렸다고 합니다.

이젠 김이라는 우리 가족, 그리고 해병대라는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 것이라는 민기의 말에
자기 키보다도훨씬 더커버린
민기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큰 아들 도착.

점심 식사가 다 끝나고서야 큰 아들이 도착했습니다.
몇 달만에 우리 식구들이 다 모였습니다.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처럼
하나만 없어도 허허로운 것이 부모의 마음입니다.
부모가 되어서야 조금은 가늠할 수 있는 예수님의 마음.



민기가 공항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훈련소에 처음 내린 곳에 섰습니다.



첫 발자국.
민기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버스에서 내린예비 훈련병들에게
훈련 조교들의 으르렁 거리는 모습을
민기가 재현하고 있습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