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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몬트리얼, 퀘벡

몬트리얼, 퀘벡-도착,Mount Royal



몬트리얼, 퀘벡-도착

 

캐나다로 가기 위해서는 국경 검문소를 지나야 했다.

20년 전에는 그냥 운전 면허증만 있으면 지나 다닐 수 있었는데

이제는 공항 입국 수속하는 것보다

더 까다로웠다.

여권이나 출생 증명서는 꼭 지참해야 했다.

세월이 점점 더 험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집은 어디냐,

직업은 뭐냐,

누구 차냐,

어디를 얼마 동안 다니러 가냐"

등등 시시콜콜한 질문을 하며 우릴 짜증 지대로 나게 했지만

상냥하고 성실하게 대답했다.

결국 그 직원은 상냥한 미소와 함께 우리의 목적지를 

친절히 안내 하며

자기 나라 문 안으로 들였다.

 

국경에서 한 시간쯤 되는 거리에

몬트리얼 시가 있었다.

 

흐르는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눈에 들어 왔다.

고속도로에서 몬트리얼 시내로 들어가는 다리가 

몇 개인지 모르지만

우리는 제일 복잡한 다리를 건넌 것 같았다.

 

우리가 20여 년 전에 몬트리얼에 갔을 때는

새벽이라고 하기엔 너무 늦고,

그렇다고 딱히 아침이라고 하기엔 이른 시간이었다.

밤 새 달려오느라 피곤한 심신에 위로를 줄

커피 한 잔과 머핀을 위해

던킨 도넛을 찾았고

올림픽 경기장을 갔던 것이

그 때 갔던 몬트리얼에 대한 기억의 전부였다.

 

이 번에 다시 몬트리얼을 가 보니

몬트리얼도 뉴욕의 맨하탄이나

한국의 여의도처럼 강 중간에 있는 섬이었다.

 

'' '' 같은 걸 연구하는 사람들은

물과 돌이 만나는 곳이 기가 세고

돈이 몰리는 곳이라고 한다.

 

아마도 몬트리얼도 캐나다 금융의 중심지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게 했다.

 

다리를 건너서 우리가 묵을 곳을 찾아가는 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 차의 gps가 길을 찾질 못하는 것이었다.

20년 전처럼 지도를 보고 찾아 다녔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을

지나치게 gps에 의존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이었다.

 

결국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길을 물었다.

더듬거리는 영어로 길을 일러 주었다.

큰 길 따라 번화가를 질러가면

우리가 묵을 호텔이 있다는 거였는데

gps의 소프트 웨어가 부실한 탓이다.

 

호텔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20 하고도 몇 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아파트로 장기 임대를 하거나

우리처럼 여행객들에게 단기 임대를 하는,

호텔이라기 보다

일반 아파트 건물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 같다.

 

그런데 문제는 파킹이었다.

도심지이다 보니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마침 일요일이어서

다음날 아침까지는 일부 지역에는 스트릿 파킹을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숙소에서 두어 블락 떨어진 곳에 파킹을 하고

아이스박스를 포함한 집을 방으로 옮겨야 했다.

그런데 엘리베이터 둘 중 하나가 고장이어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바람에

그냥 걸어 올라 가기로 했다.

 

몬트리얼은 

여름엔 덥고 습하며

겨울엔 춥고 눈이 많이 오는 곳이다.

내가 싫어하는 날씨의 전형을 몬트리얼에서 만났다.

 

방은 퀸 사이즈 침대가 둘이 있는 침실과,

주방과 거실이 있는 제법 규모가 있는 곳이었는데

시설은 서민 아파트 수준이었다.

 

다른 무엇보다도 음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으로서

시설물의 초라함을 보충하고도 남는 그런 곳이었다.

게다가 싼 값 또한 내가 느낀 매력 중 하나였다.

 

우리는 대충 짐을 푼 후

건물 밖으로 나왔다.

바로 언덕 위에 있는 'Mount Royal'로 가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라면도 끓여먹을 수 있어서 참 좋은 호텔에서

이틀 밤을 지냈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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