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얼, 퀘벡 - 퀘벡 (그 어려운 걸 우리가 해 냈지 말입니다.)
몬트리리얼에서 하룻밤을 잘 보내고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
퀘벡으로 향했다.
캐나다의 퀘벡 주에는 두 개의 큰 도시가 있다.
몬트리얼과 퀘벡 시다.
우리가 보통 퀘벡을 다녀 왔다고 하면
퀘벡 주의 퀴벡 시를 다녀왔다는 좁은 의미의 퀘벡을 말한다.
두 도시 모두 시의 공식 언어가 프랑스 어다.
영어를 같이 쓰면 좋을 텐데
교통 표지판을 비롯한 공식적인 언어가 프랑스 어로 표기되어 있으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몬트리얼 시만 해도
집에서 프랑스 어를 쓰는 가정이 60% 가까이 된다고 한다.
그러니 이건 캐나다 땅에 있어도
생각이나 문화는 프랑스의 그것에 젖어 있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퀘벡이 연 잎 위의 물방울 같다는 생각을 했다.
포면 장력으로 동그랗게 몸을 사린 물방울.
결코 연 잎에 스며들지 못하는(않으려는) 강한 자존 감.
퀘벡 주는 캐나다라는 물 가운데의 섬과도 같다는 인상을
아주 강하게 받았다.
파리 여행할 때도 느낀 거지만
몬트리얼이나 퀘벡에서도 던킨 커피 가게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파리에서 사람들은 내가 사는 미국에서처럼
종이컵에 든 커피를 걸어 다니며 마시질 않는다.
자리에 앉아서
커피 잔에 따라 마신다.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문화도 여러 모양과 색을 띄게 된다.
여행은 이런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작은 대롱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여행을 통해
조금은 넓어지고 너그러워진다.
20년 전에 몬트리얼 시에서 퀘벡 시로 갈 때는
지도에 의존해서 갔음에도
St. Lawrence 강을 가로질러 퀘벡으로 가는 길을 놓친 적이 없었다.
그런데 gps(한국에서는 네비)에 의존하다 보니
몇 번 길을 놓쳤다.
방향을 바꿀 때 차의 속도가 빠른 만큼
그 놈이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 하기 때문이다.
문명의 이기도 다 장 단점이 있는 법이다.
흔히 말 하는 모닝 커피도 제대로 마시지 못 한 채
두어 시간을 달려 퀘벡 시에 도착했다.
퀘벡 시로 가는 길 양 옆으로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는데
풀 밭에는 노란 민들레가 지천으로 널려 있었다.
농가에서 민들레를 재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많이 피어 있었는데
눈이 시원해질 정도로 풍경이 예뻤다.
추억의 20년 전의 길을 따라가다 보니
드디어 구 퀘벡에 입성하게 되었는데
예 전에 보았던 낯 익은 풍경들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는 차를 세워둘 장소였다.
퀘벡 시를 방분했을 때 가장 어렵고 힘든 것 세 가지 중 하나가
주차라고 들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호랑이 굴로 들어갔다.
바로 퀘벡 시의 심장부라 부를 수 있는 곳이었다.
호텔 '샤또 프롱뜨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빈 자리가 하나 보였다.
안내문이 프랑스어로 되어 있어서
자신이 없던 차에
막 주차를 끝낸 아가씨에게 물어 보았더니
세 시간 동안 괜찮다는 것이었다.
그 어렵고 힘이 든다는
퀘벡 시에서의 주차를 우리가 해 냈지 말입니다!
그렇게 우리의 퀘벡에서의
세 시간 한정 도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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