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얼 , 퀘벡 - 출발
몬트리얼과 퀘벡으로 짧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은
막내 아들과 함께 하기 위함이었다.
휴가를 나오는 막내 아들과,
로스쿨 첫 해를 마친 큰 아들,
그리고 우리 부부- 이렇게 넷을 위한 여행 계획을 세운 건
언제나 그러하듯 아내였다.
그러나 그 계획은 처음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군인 신분인 막내 아들은
특별한 허락 없이는 국경을 넘을 수 없었다.
그러니 결혼할 나이가 다 된 큰 아들이
우리랑 같이 여행을 갈 리 만무했다.
그래서 우리 부부끼리
메모리얼 데이 주말이 있는 일요일에 떠났다.
그냥 떠나던 다른 때와는 달리
아들들과 함께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이미 몇 달 전에 숙소를 예약을 끝낸 상태였다.
우리 텃밭 소출의 상추며 케일 같은 야채와 쌀, 밥솥까지 차에 실었다.
출발하면서 동네 '우리 마트'에서 라면도 사서 실으니
세상 걱정이 없었다.
덥긴 했지만 날이 맑아서 300 마일이 넘는
몬트리얼까지의 운전이 그다지 걱정이 되지 않았다.
몬트리얼과 퀘벡은 두 번째 발을 디디는 셈이 된다.
아이들이 어릴 적,
막내만 빼고 다녀온 적이 있다.
20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아이들 넷 데리고 가면서 호텔 예약도 하지 않고
무작정 떠났던 기억.
퀘벡의 명물인 '샤또 프롱트냑' 호텔로 무작정 들어가
방 둘을 얻을 수 있냐고 호기롭게 물었다.
독립 기념일 연휴였으니
500 개가 넘는 객실에도 여유는 없었다.
다행히도 근처에 있는 힐튼 호텔을 소개해 주어서
방 두 개를 얻어서 거기서 하룻밤을 묵었다.
나중에 세월이 흐른 뒤,
아이들은 두 방 사이의 문을 터서
왔다 갔다 하며 논 것만 기억했다.
삶이 그렇고,
사람의 리억이 그러하다.
나는 그날 밤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가볍고 달콤한 잠을 잤다.
그런 기억을 회상하며 우린 몬트리얼로 출발했다.
일요일 열 두 시 미사를 드리고 출발.
아내는 김밥 재로를 빨리 써야 한다고
차의 glove Box' 뚜껑을 열고
그 위에 밥과 김, 그 밖의 재료를 언고 김밥을 싸서
운전하는 내 입에 넣어 주었다.
얼마나 맛이 있던지
작은 밥 솥의 밥을 다 비웠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얼마 남기지 않고
폭우가 쏟아졌다.
앞이 보이지 않아 길 옆에 차를 세우고
한동안 멍하니
비 구경을 했다.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침엽수가 많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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