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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Friend John Cleaners

Friend John’s Cleaners




 

Friend John’s Cleaners 내가 처음 세탁소를 시작할 아내가 상호로 지은 것이다

이웃 손님들이 편안한 친구를 찾아오듯이 

그렇게 쉬운 걸음을 하라고 지었을 것임을 짐작하기가 그리 어렵진 않을 것이다. 


만약 아내인 마리아가 세탁소를 운영하고 

가게 이름을 ‘Friend Maria’s Cleaners’라고 지었더라면 

그야말로 완벽한 작명이 되었을 것이다

명실상부라는 말은 이런 때를 두고 만들어진 말이다


그러나 내가 세탁소를 시작할 때는 이미 아이가 이미 넷이나 되었다

마리아는 집에서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이 없을 때였다

아내는 세탁소 문을 열고 4반세기가 훌쩍 지난 오늘까지 

세탁소에 나와서 내게 손을 보탠 날이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러니 어쩌랴, 카운터에서 사람들을 맞이하는 John() 태도는

친구(Friend) 그것과는 사뭇 거리가 ()음을 고백하지 않을 없다

워낙 타협을 못하는 성격인데다가 

사람보다는 자체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세탁소 간판의 John 세탁소 카운터의 John 판이었다

다르고 다른 바로 우리 세탁소였다.


아무 경험도 없이 시작한 세탁소이긴 했지만 

해가 지나면서 사람들의 옷을 보면 대충 성격까지 짐작이 정도가 되었고

그러니 제법 소문도 나서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바빠지기 시작했다

나의 태도는 점점 Friend 그것과는 멀어지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앙탈(?) 부리는 손님이 있으면 

가차 없이 근처의 다른 세탁소를 소개시켜 주며

그리 가라는 친절한 충고를 하는 친구의 역할(?)을 아주 성실히 했다

그야말로 배짱 장사였다

미국에서는 ‘Customers are always right.”라고 해서 

모든 마켓팅이 손님 위주로 이루어져 있지만, 우리 세탁소는 예외였다.

 '불친절한 주인 John씨'인 내가 항상 옳았다

우는 손님들에게 나는 겨자를 먹였다

많은 손님들이 친구가 주는 겨자를 보아야만 했다.


화무 십일홍이라는 말이 있다

아름다운 붉은 꽃도 열흘을 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Friend John 전성시대 열흘을 훨씬넘어 20 가까이 계속되더니 

5-6 전부터 내리막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3 전부터는 가게의 수지를 맞추는 일이 아주 버거워지기 시작했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그렇거니와 세탁소 주변 인구의 이동이 원인이었다.

내가 숱하게 겨자를 먹인 사람들이며 

홀대를 했던 손님들이 당장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그래서 작년 가을에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해 광고를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장난 삼아 Friend John Cleaners 검색해 보았다

그랬더니 거기에 건의 리뷰가 올라와 있었는데  

우리 세탁소와 나에 대한 불만족이 내용이었다


마지막 리뷰가 눈을 끌었다. 작년 8월에 올라온 것이었다.

이름만 Friend John Cleaners 전혀 친구 같지 않다는-----

다른 건은 기억이 나질 않았지만  

작년 8월의 리뷰는 그걸 사람이며  사건의 전말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나는 귀중한 손님 하나를 잃은 것이었다

나의 불친절과 친구와는 거리가 나의 태도에 실망하거나 화가 나서 

우리 세탁소에 발길을 끊은 사람이 어디 사람 하나  뿐일까.


우리 세탁소가 최고라고 앞에서 엄지를 치켜 세우며 늘어 놓던 

숱한 찬사는 하나도 머리 속에 떠오르지 않고 

손님이 불만 가득한 리뷰만 며칠 동안 맴돌았다


예전에 읽었던 최인호 선생이 상도를 읽으면서 감명을 받았던 내용 하나가

장사를 하면서 이윤을 얻을 것인가, 사람을 남길 것인가 하는 고민이었다

이윤만이 아니라 

일에 쫓기느라 사람들을 보지 못하고 살아온 시간들이 조금씩 반성이 되었다.


그러던 중에 예전에 열심히 흥얼거리던 노래 하나가 생각났다.

노래로도 만들어져 널리 소개가 코린토 13장이다. 

랑에 관한 사도 바오로의 마음이아주 잘 담겨 있다.


4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

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5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지 않습니다.

6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7 사랑은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

 

우리 세탁소의 간판에 있는 John 실제의 john 다른 것처럼 

안에도 사람의 John 존재한다

다른 어떤 것을 떠나서도 겉으로는 신앙인인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그와는 거리가 나의 모습을 보았다

친구라면 친구들에게 당연히 사랑을 베풀어야 텐데 

코린토서 13장을 기본으로 사랑의 지수를 평가해보니 볼이 달아오를 지경이다.


내가 언제까지 세탁소를 모르겠다

그러나 이상 간판의 John 실제의 John – 

가족이 지붕 안에 살아서는 되겠다는 작은 깨달음 하나는 얻었다

비지니스의 몰락을 통해 소중한 교훈을 얻은 셈이다.


앞으로 5년이 아니면 10년이 지는 몰라도

동명이인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정말 Friend John 되기 위해서 

코린토서 13장을 노래 부르며 하루를 시작할 결심을 했다.

처음엔 자신이 없으니 속으로만 부를 것이다

하루 하루 지날수록 노래 소리도 조금씩 커지면 좋겠다


언젠가 세탁소를 떠나는 날이  

친구들을 모아 놓고 정말로 우렁차게 소리로 노래를 부를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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