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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축구팀 (시인과 선수들)

축구경기 (2)



갑자기 경기장에 난입한

꼬마 아가씨 때문에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아빠를 찾으러 온 이 꼬마 아가씨는

아빠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제임스 선수의 코너 킥.

이런 세트 피스에서의 작전이나 전술이 없다보니

골이 들어가질 않습니다.

실수로 공이 몸에 맞아 들어가는 요행수를 기대해 봅니다.

그러나 실력도

요행수도 통하질 않습니다.




공겨은 공격대로

수비는 수비대로

공 피하기 바쁩니다.












골 킥.




우리의 박명선 선수.

수비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겨울에 모과차를

혼자 마시더니 체력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문제는 모과 나무가 있던 집에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다는데

다음 시즌이 걱정입니다.


후반 전에 공격을 하고 싶다고

강력히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질 않았습니다.

그 많은 모과차를

감독님께 진상도 하지 않고

혼자 마셔댔으니

경기에 뛴 것만도 천만 다행입니다,


더운 날씨 때문에

선수들도 많이 지쳤습니다.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더운데 땡볕 아래 뛰는 선수들은 오죽 덥겠습니까??


"이 더위에 왜 이 고생을 사서 하나?"

하고 한탄도 해 보지만

축구라는 운동엔 묘한 마력이 있어서

그만 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호프

박현제 선수가 골 키퍼로 등장했습니다.

놀라운 순발력으로

여러 포지션을 무리 없이 소화하는

이 선수가 골 키퍼를 보면서

한 골도 먹지 않았습니다.


저 비용, 고 효율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티 셔츠도 아니고

소매마저 없는 난닝구 차림의 박현제 선수는

골키퍼 장갑 대신

목장갑을 끼었습니다.


흔히 잘 막는 골 키퍼를 가리켜

거미 손이란 표현을 쓰는데

박현제 선수의 손은 고무손입니다.

목장갑에 빨간 고무로 코팅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연봉도 받지 못하니

제대로 복장을 갖출 형편이 못 됩니다.

그래도 한 골도 먹지 않았으니

이 얼마나 장하고 장합니까?


요즘 낙도 분교의

축구팀도 저런 복장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는 뛰고

누구는 수수 방관





첫 골은 이홍석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습니다.

마라톤을 열심히 뛴 효과가 나기 시작합니다.



탄탄한 수비 라인을 구축했습니다.






우리 축구단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총무님이

김상진 선수에게 쏘아 부치고 있습니다.


"너나 잘 하세요!!!!"


결과적으로 우리팀이 경기에 이겼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총무님이 사온 박카스 덕인 것 같습니다.

우리 팀엔 있고

상대편엔 없는 것.


바로 박카스였습니다.

다른 때도 한 병 씩 마셨는데

별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나도 그 날 두 병을 마셨는데

별로 힘든 줄 모르고 뛰었습니다.


총무님 다음엔 우리만 말고

'상대팀에게도 박카스를 대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도핑 테스트에 걸리면

이기고도 지니까

상대편에게도 박카스를 대접하는 걸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이 챙피해.

헛발질이 죄악은 아니지만서도

좀 쑥스럽긴 하지요.




양 팀의 균형을 위해 스스로

경기를 뛰지 않은 하복문 선수.

팀의 사기를 위해 응원에 전력을 다 하겠다고

본인의 의사를 밝혔으나

과연 얼마나 팀의 사기에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설문 조사 결과 모두 묵묵 부답.


라스 베가스 쇼 때문에 정신이 없는

하복문 선수를 이젠 우리 팀이 응원합니다.

아자, 아자!


좋은 결과 있기를.




목사님의 힘찬 킥




아주 위험했던 순간.

실수로 공이 박명선 선수의 머리에 맞았습니다.

다행히 골문을 벗어나긴 해서 실점을 하지 않았지만

가슴 철렁한 순간을 맞았습니다.

본인의 말로는

일부러 골 밖으로 향하도록 헤딩을 했다고 하나

관중석에서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머리로 공을 맞춘 것이 아니라

공이 머리에 맞았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고였습니다.






경기가 끝났습니다.

스코어는 3;0입니다.

이겼습니다.


우리 팀은 참으로 이상합니다.

잘 하지도 못 하고

전술이나 전략도 없음에도

게임을 하면 지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감독님의 '무작전이 상작전' 전술이

잘 맞아 떠어져서 그런 건지 어쩐지는

분석이 되질 않습니다.


한 가지

우리 팀은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서 축구를 합니다.

감독님은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가며

특허 출원 중인 이동 가능한 축구 골대를

고안해서만들 정도로

열정이 넘칩니다.





게임이 끝나고

뉴저지  장로 교회 측에서

삼겹살을 푸짐하게 구어서 우리 팀을 대접했습니다.

디저트로 수박과 아이스 크림 샌드위치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라면까지 끓였습니다.

완전 바베큐의 종결편이었습니다.


종교나 종파를 넘어서

축구를 통한 사랑의 나눔이

참 아릅다왔습니다.


정말 고마왔고

특별히 이 모든 준비를 기쁜 마음으로 해 주신

차집사님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끝으로 골프를 치다가

다쳐서 축구 경기에 참여하지 못한 선수가 있는데

빨리 낳아서 같이 공을 찼으면 좋겠습니다.

두 팀 간의 연락을 맡아서 수고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PS 축구만 열심히 하면 안 다칠 수도 있었는데

그 선수를 골프로 부터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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