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부상으로 이 주 째
축구를 할 수 없었습니다.
지 지난 주
축구를 하면서 팔자에 없는 골키퍼를 하다가
종아리 뒷 쪽의 힘줄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골은 골대로 먹고
부상을 당했습니다.
아픈 것보다도 축구를 할 수 없어서 속이 상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그냥 집에 있으려다
축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일종의 관성의 법칙에 따른 것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내 앞에서 걸어갔습니다.
걸음을 따라잡기 힘이 들었습니다.
이럴 때 슬퍼지기도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는 지혜도 배웁니다.
나도 젊은 시절
내 등 뒤의 누군가가
같이 가 주기를 바란 적이 있었을 것입니다.
앞만 보고 곁을 주지 않은 것이
어디 한 두 번이었을까?
내가 나의 부모님에도
그리 했을 것입니다.
부모에게는 어느 순간
자식의 뒷 모습을 보는 때가 오게 됩니다.
그 쓸쓸함을 알게 되었다면
나이가 먹은 것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점점 미안해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과
같은 말입니다.
앞서 부지런히 걷는 이의
발걸음을 잡는 것 같아
이름 부르기가 미안해지지요.
나는 나를 앞서 가는
다섯 아이의 뒷 모습을 보았습니다.
뒷 모습을 보는 것에도 이미 익숙해졌습니다.
가끔씩 뒤 돌아 보기도 하고
때론 기다려 주는 아이들을 보며
행복해 하기도 합니다.
걸음걸이가 점점 더뎌집니다.
앞질러 가는 이들의 뒷 모습을 보며
마음 속으로 바랍니다.
가끔씩은 옆도 보고,
그리고 뒤를 한 번씩 바라 보기를----
나도 가끔씩 뒤를 돌아 보겠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지만
우리 모두는 한 길을 가는
나그네이니까요.
각자의 길을 가지만
어찌 보면 우리 모두는 같은 길 위에 있습니다.
뺨을 스치는 가을의
새벽 바람이 아주 맑습니다.
http://blog.daum.net/hakseonkim1561/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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