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가을날 - 공원에서
아침에 축구를 하고 돌아와서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이 아마도 올 가을 단풍 볼 마지막 날인데
허드슨 강 따라 걷는 하이킹이라도 다녀올까?"
마구마구 지는 단풍이 너무 아쉬워서
하루를 그냥 집에서
낙엽만 긁다가 보내면
너무나 억울해서 아내에게 제안을 한 것이었다.
그랬더니 허드슨 강 트레일 코스는 시간이 너무 걸리니
옆동네 Westwood 공원으로 가자고 했다.
아내가 그렇게 말하면
그것이 법이다.
그렇게 공원에서 한 두어 시간을
가을 옆에서,
아니 가을 속에서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물었다.
"당신, 나랑 같이 온 거야,
아니면 카메라랑 같이 온 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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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대답이 없어?"
"대답이 없으면 긍정이지, 뭐."
속으로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은 오늘이 지나도 내 곁에 있을 거지만,
오늘, 이 가을 마지막 날은
오늘이 마지막이거든.
그래서 사진이라도 찍어 두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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