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러 갔던 새벽 하늘.
하늘엔 비행기 구름이 길고 넓게--------
흔적이 남았다.
창 가엔 어떤 다육이가 꽃을 피우고----
작은 연등을 달아 놓은 것 같다.
다육이 코 끝이 빨갛게 익어가고-----
가을이 멀지 않았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지면서
다옥이들도 조금씩
빨간 물이 들어가기 시작한다.
잎 넓은 당인은
술을 마신듯 낯이 불콰하다.
별로 한 일도 없이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해도 눈에 띄게 짧아지는 것 같다.
마음도 일조량이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서
조금씩 어두워 간다.
벌써 가을에 한 발을 담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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