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by Shower
지난 토요일은 Baby Shower.
미국에서 'shower'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행사는
Baby Shower와 함께 Bridal Shower가 있다.
'shower'라는 말은 말 그대로
축하와 축복을 소나기처럼 체험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 같다.
새로 결혼하는 신부,
그리고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축하의 말과 함께
새로이 시작하는 생활에 필요한 선물들의 소나기가 쏟아진다.
그리고 예로부터 나이 드신 여자 분들을 통해
새로운 결혼 생활과
아이를 잘 낳아 기른 는 법을 전수 받는
교육의 시간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Bridal Shower나 Baby Shower
모두 여자들만 초대 받는다.
할아버지가 될 나도,
아빠가 될 사위도 초대 받지 못했다.
세상 좋아진 탓에
새로 태어날 아이가 여자 아이라는 걸 알고
이미 이름까지 우리에게 통보했다.
'Sadie'
내 첫 느낌은 별로 좋질 않았다.
Sad와 Movie를 함쳐 놓은 것 같아서 였다.
그런데 어쩌랴,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괜히 어떠니 저떠니 했다가 미움 받을 필요는 없지 않은가.
Beatles 를 좋아하는 큰 딸이
비틀즈의 노래 제목 'Sexy Sadie'에서 따온 이름인데
제딴에는 너무 이름이 이쁘다고 흡족해하는데
어찌할 도리가 없이 수용할 수 밖에 없었다.
셋째 딸에게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찾아보라고 했더니
히브루 말로는 'Princess'
그리고 어느 나라 말인지에는 'Mercy'f라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자비로운 공주'가
내 손녀로 태어날 아이의 이름이니
실제 의미로 보면 썩 근사했다.
둘째 딸은 이런 일을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거의 천재적이다.
너무 자랑을 하는 것 같아 다 생략하고
자기 언니의 'Bridal Shower' 때에도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아기에게 필요한 침대며 유모차 등등의 품목을
미리 공고해서 서로 겹치지 않게 조정도 했다.
직접 재료를 사다가 데코레이션을 하는데
2주 전부터 틈나는 대로 집에 들어와서 일을 하곤 했다.
두 여동생 헌신적인 노력과 희생으로
비록 내가 참석하진 못했지만
아름답고 의미 있는 행사가 되었던 것 같다.
새로 태어날 공주의 이름 Sadie
그리고 그 위엔 Beatles 의 앨범 표지를
만들어 붙여 놓았다.
이 행사의 주제가 Beatles였다.
예를 들어 음료수도 레몬에이드를 준비했다.
아이의 이름의 모델이 되었던 'Sexie Sadie'라는
노래를 만든 사람이 존 레논이다.
'레몬에이드'와 '레논에이드'
어떤가 싯적이지 않은가.
나중에 셋째 딸이
큰 딸의 사진과 함께
큰 딸이 아기가 누워 있는 유모차를 미는 모양을 만들어 첨가 했다.
살짝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우리 딸들, 참 산뜻하고 사랑스럽다.
큰 딸은 카드 대신 아이가 볼 책을 한권 씩 사서
그 책에 카드에 쓸 말을 적으라고 했다.
아이에게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줄 셈인 모양이다.
큰 딸은 누굴 닮아서인지
참 지혜롭다.
아직 철부지인줄만 알았는데--------
행사가 끝나고서야 비로소 큰 딸 옆에 올 수 있었던 Robert.
몇 달 전에 큰 딸이 말했다.
" 남편 Robert는 좋은 남편이고
아주 좋은 아빠가 될 거"라고
그 말을 듣는 순간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졌는지 모른다.
더 이상 무엇을 바랄 수 있을까?
Robert의 누나가 아이에게 인사하고 있고
시어머니 Pat이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 시누와 우리 큰 딸은 아주 죽이 잘 맞는다.
행사를 준비했던 딸들, 그리고 큰 딸.
모계로 3대가 함께 사진을 찍었다.
아내가 큰 딸이고
소영이도 큰 딸.
아내의 오래 전부터의 소원이었던
4대가 함께 사진을 찍을 날이 두어 달 밖에 남지 않았다.
강아지 중 큰 딸인 Sammie도 함께-------
모든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Sadie가
곧 세상으로 나온다.
정말로 인정 많고 예쁜 공주가 되어
자기가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줄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