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 1/2 마라톤
오늘 아침 1/2 마라톤을 뛰었습니다.
8시쯤 달리기 시작해서 10 시쯤 되어서야 달리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1/2 마라톤은 21km 조금 넘는 거리를 달려야 합니다.
4년 전에 시작해서 매 해 한 번씩은 1/2 마라톤을 뛰는데
특별한 이유 없이 3 월에 뛴 걸로 기억합니다.
올 해도 3 월이 다 가기 전에 1/2 마라톤을 뛰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은 은근히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1/2 마라톤을 뛰어야 하는 의무감도 없는데
왜 그렇게 뛰고, 또 뛰어야 하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뛰지 않아도 될 이유를 대라면 100 가지도 더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일단 뛰기 시작하면서도
중간에 멈춰야 할 이유가 꾸역꾸역 머리에 떠올랐습니다.
사실은 어제 뛸 계획이었는데 하루를 미루었습니다.
어제 바람이 몹시 강하게 불어서
비겁하게 하루를 미루었습니다.
오늘도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중간에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한 발자국을 뗄 때마다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몰라도
파도처럼 쉬지 않고 내 마음의 해변으로 몰려왔습니다.
허무한 삶에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것이 인생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집이 있는 116 스트릿에서 출발점인 126 스트릿까지 천천히 뛰었습니다.
몸을 덥히기 위해서였습니다.
날씨는 쌀쌀했고 특별히 반바지 아래 드러난 맨 종아리에 감기는
바람의 야무진 냉기는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감이라는 무게감을 내 다리에 남겨 놓았습니다.
처음으로 5 마일을 뛸 때는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Boardwalk가 끝나는 9 스트릿에 도착하면서
갑자기 다리의 무게가 늘어난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25 스트릿에서 56 스트릿 사이는 허허벌판이라
바람이 내가 가는 길 앞에서 나를 막아섰습니다.
내 귀에 이어폰을 통해 들리던 첼로 소리가 몇 분 동안 소멸되었습니다.
바람소리가 내 귀를 훑으며 뒤로 사라졌습니다.
그 뒤로도 바람은 달리는 내내 내 다리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던 126 스트릿에 도착했지만
그곳은 결승점이 아니었습니다.
다시 100 스트릿까지 뛰어갔다가 방향을 돌려
우리 집이 있는 116 스트릿까지 힘겹게 달려야 했습니다.
1/2 마라톤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였습니다.
-왜 이렇게 힘든 일을 하는 거지?-
어제가 Good friday여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에 이르는 고통에 동참하기 위해서?
아니면 오늘이 어머니 기일이어서?
그리 훌륭한 아들이 아니었음을 참회하기 위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33 년 동안 감옥에 갇혔다가
최근에 풀려나 한국으로 간 나의 대자를 기억하기 위해서?
그런 것도 같은데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라는 질문에 꼭 대답을 해야 한다면
"햇빛 때문에"라는
왜 살인을 했냐는 질문에 대한
까뮈의 이방인에 나오는 뫼르소가 했던 말로 대신해야 할 것 같습니다.
"왜 뛰었을까?"
"햇빛 때문에"
오늘은 하루 종일 해가 눈부시게 빛이 납니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은 주인공 뫼르소의 관점에서 서술되며,
그의 어머니의 죽음을 알게 된 것으로 시작합니다.
뫼르소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지만, 슬픔을 크게 느끼지 않습니다.
이후 그는 여자친구 마리와의 일상적인 삶을 이어가다가
이웃인 레몽과 관련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레몽이 한 여성을 폭행한 후, 그에 대한 보복으로 아랍인들이 그들을 공격하고,
이 과정에서 뫼르소는 아랍인 한 명을 총으로 쏴 죽입니다.
뫼르소는 재판을 받게 되고,
재판 과정에서 그의 어머니에 대한 무관심과
다음날 마리와 코미디 영화를 본 것이 중요한 증거로 다뤄집니다.
뫼르소는 결국 사형을 선고받지만, 그는 죽음에 대해 초연한 태도를 보입니다.
그는 죽음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하며,
사형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기를 바라며 소설은 끝이 납니다.
뫼르소는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고,
사회의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로 묘사됩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을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는 수동적이고,
삶의 무의미함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의 살인 동기는 햇빛 때문이었다고 말하는데,
이는 세상의 모든 일에 원인과 결과를 부여하는 우리의 사고방식에 대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삶의 부조리와 개인의 욕구와 사회의 현실의 불일치에서 오는 것을 탐구하며,
이 부조리를 인식하는 것이 참된 인간의 기본조건이라고 까뮈는 역설합니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에서는 여러 철학적 주제가 다루어집니다.
가장 중요한 주제는 **부조리(Absurdity)**입니다.
까뮈는 개인의 삶과 인간 존재 전반에 대해 합리적인 의미나 질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며,
삶에 합리적인 구조와 의미를 찾거나 만들려고 끊임없이 시도합니다.
또 다른 주요 주제는 **인생의 무의미성(Meaninglessness of Human Life)**입니다.
까뮈는 삶에 구원적인 의미나 목적이 없으며,
모든 인간이 결국 죽음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삶은 동등하게 의미가 없다고 논합니다.
**우연(Chance)**과 **무관심(Indifference)**도 중요한 주제입니다.
뫼르소는 모든 경험이 서로 바꿔치기 가능하고,
임의적이며, 궁극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또한 다른 인물들이 인간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려는 시도를 거부합니다.
**물리적 경험의 중요성(Importance of Physical Experience)**도 강조됩니다.
뫼르소는 감정적이거나 심리적인 것보다
물리적인 감각과 고통/즐거움을 훨씬 더 뚜렷하게 경험합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까뮈의 실존주의와 부조리주의 철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소설은 이러한 철학적 사고를 반영하고 탐구합니다.
At this age, all of a sudden - a half marathon.
I ran a half marathon this morning.
I started running around 8 o'clock and didn't finish until around 10 o'clock.
A half marathon requires running a little over 21 kilometers.
I started running four years ago
and have been running a half marathon once a year ever since,
usually in March for no particular reason.
Even this year, before March ended, I felt the need to run a half marathon,
but the thought subtly burdened me.
And though there's no sense of obligation to run a half marathon,
It's truly inexplicable why I run and why I feel compelled to run again.
I could probably list a hundred more reasons why I shouldn't run,
But as soon as I started running,
Reasons to stop popped up in my mind.
Truthfully, I had planned to run yesterday but postponed it for a day
because the wind was blowing fiercely, cowardly postponing it.
Today, every time the thought of giving up crossed my mind,
carried by the waves like the shore of my heart,
whether I knew where it started from or not,
it relentlessly surged.
Living a futile life might be giving meaning to it.
I jogged slowly from our house on 116th Street, the starting point, to 126th Street.
It was to warm up my body.
The weather was chilly, and the biting cold beneath my shorts on my bare calves,
particularly, left a weight of regret, a weight of starting for no reason.
The first five miles were bearable.
Upon arriving at 9th Street where the boardwalk ends,
suddenly, it felt like the weight on my legs increased.
Especially between 25th Street and 56th Street, the barren land, the wind blocked my path.
The sound of the cello, which I had been listening to through my earphones,
disappeared for a few minutes.
The sound of the wind swept through my ears and vanished like smoke.
After that, the wind tormented my legs throughout the run.
In the end, I arrived at 126th Street, where I initially started running, but it wasn't the finish line.
I had to run back to 100th Street again, then turn back to our house on 116th Street, struggling all the way.
The steps back home after finishing the half marathon moved without my will.
- Why am I doing this so painfully? -
Because yesterday was Good Friday?
To participate in the suffering leading to the death of Christ?
Or is it because today is my mother's memorial day?
To repent for not being a good enough son?
Although those may be the reasons, they don't seem quite right.
If forced to answer the question "Why?", I might as well answer with the words Meursault said in Albert Camus' novel "The Stranger".
"Why did I run?"
"Because of the sun."
Today, the sun shone brilliantly all day long.
Albert Camus' novel "The Stranger" is narrated from the perspective of the protagonist Meursault, beginning with his discovery of his mother's death. Meursault attends his mother's funeral but does not feel great sadness. He then continues his mundane life with his girlfriend Marie until he becomes entangled in an incident involving his neighbor Raymond. After Raymond assaults a woman, Arabs attack them in retaliation, during which Meursault shoots and kills one of the Arabs. Meursault is eventually tried, and during the trial, his indifference towards his mother and watching a comedy movie with Marie the day after are treated as significant evidence. Meursault is ultimately sentenced to death, but he displays an indifferent attitude towards his own death, believing it to be inevitable, as the novel concludes with many people watching him at the execution. Meursault is portrayed as honest about his own life and depicted as a character who does not conform to societal norms. While he may act in accordance with the expectations of those around him, his attitude towards his own life during the trial appears passive, accepting the meaninglessness of life. He attributes his motive for the murder to the heat, challenging our tendency to attribute cause and effect to everything in the world. The novel explores the absurdity and the disparity between individual desires and the realities of society, with Camus paradoxically suggesting that recognizing this absurdity is the true condition of humanity.
In Albert Camus' novel "The Stranger," several philosophical themes are addressed. One of the most important themes is Absurdity. Camus argues that there is no rational meaning or order to individual lives and human existence as a whole. However, people find it difficult to accept such thoughts and constantly try to find or create rational structures and meanings in life. Another major theme is the Meaninglessness of Human Life. Camus argues that life has no redemptive meaning or purpose, and since all humans will ultimately face death, all lives are equally meaningless. Chance and Indifference are also important themes. Meursault believes that all experiences are interchangeable, arbitrary, and ultimately meaningless. He also rejects attempts by other characters to attribute meaning to human life. The importance of Physical Experience is emphasized as well. Meursault experiences physical sensations and pain/pleasure much more vividly than emotional or psychological ones. These themes are closely connected to Camus' existentialist and absurdist philosophy, and the novel reflects and explores these philosophical though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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