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zania 일기-짐가방은 어디로

Tanzania 일기-짐가방은 어디로

뉴욕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카타르의 도하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과묵하기만 하던 기장은 목적지 도착 소식을 경쾌한 목소리로 알렸다.

그러나 그 경쾌한 목소리는 우리들의 조급한 마음 때문에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한 시간이나 늦게 출발한 비행기 때문에

Tanzania의 Dar Es Sslaam까지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는데

여유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내 기억으로 20 분의 여유밖에 없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 우리들은 공항에서 분노의 질주를 시작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카타르 도하 공항 더미날 C였는데

Gate의 숫자가 아흔둘이나 되는 아주 큰 규모였다.

내 등에 멘 백팩이 덜렁거렸다.

카메라와 카메라 렌즈 둘, 속옷과 양말, 노트북이 들어 있었는데

아마 무게는 짐가방에 버금가게 무거웠을 것이다.

 

그런데 출발지에서 화물로 부친 짐가방을 끌고 가는 부담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지사는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20여분의 편안함 때문에 모두들 사흘 동안 고생을 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탄자니아의 Dar Es Salaam 공항에 도착을 했다.

입국 서류를 작성하고 Visa를 구입(?)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국제공항이라고는 하나 비행기의 이착륙이 거의 없었다.

우리 비행기 말고 비슷한 시간에 다른 비행기 한 대가 도착한 것이 전부였다.

 

공항 안은 냉방이 되질 않았다.

출발할 때 겹겹이 껴입었던 옷들을 하나둘씩 벗었다.

등에 땀이 차기 시작했다.

겨울 왕국에서 여름 공화국까지 가는 데 스물몇 시간이 걸렸다.

공항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공항의 규모와 승객의 숫자에 비해서 터무니없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Visa 구입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Visa 구입을 위해서는 Visa 카드가 필수냐고

내가 직원에게 실없는 농을 건넸다.

현금과 카드를 받는다고 아내문에 쓰여 있었지만

다이아몬드와 같이 단단한 나의 Visa 신용카드의 위력은

아프리카의 날씨 앞에서 무력하게 녹아버리고 말았다.

카드결제하는 기계가 작동되지 않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

 

현실을 자각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것이

외국여행을 다니며 터득한 지혜 중 하나이다.

카드보다는 현금이, 그것도 자국의 지폐보다도

US 달러가 사랑받고 존중받는 곳이 탄자니아라는 걸

공항에서 터득했다.

 

현찰로 달러를 가지고 간 사위 덕에 무사히, 그리고 당당하게

Tanmzania의 비자를 구입할 수 있었다.

사실 작년에 한국에 갈 때에도,

이탈리아에 한 달을 살 때에도 

환전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로마에서 야밤에 택시를 타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 번,

그리고 Pienza에 머물 때

동네 아이 Artur에게 현금을 받지 않는 영감님의 만물상에서

공을 하나 사주기 위해서 또 한 번,

이렇게 두 번 현금인출기를 이용한 것이 전부였다.

나의 신용카드는 말 그대로 신용 그 자체였는데

탄자니아에서는 존재 자체가 입국하면서부터 무시를 당했다.

 

탄자니아로 입국하기 위한 통과의례를 무사히(?) 치르고

짐을 찾으러  피곤한 발걸음을 옮겼다.

컨베이어는 이미 멈춘 상태였다.

우리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사람들은 이미 공항을 빠져나간 상태였다.

주변에 짐가방 열댓 개가 널브러져 있었는데

우리 가방이 보이지 않았다.

특별히 사위와 딸의 짐가방은 옅은 푸른색과 분홍색이어서

금세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불안한 느낌은 현실이 되었다.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짐을 간단히 꾸렸음에도

여행 중 일어나지 않으면 좋음직한 사고 중의 하나가 

우리 앞에 떡하니 나타나 앞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수하물 분실 센터에 신고를 하기 위해 기다려야 했는데

더운 날씨 때문에 짜증스러웠다.

우리 앞에 몇 그룹이 있었는데 좀처럼 우리 순서가 오지 않았다.

일처리 속도가 그곳의 날씨보다 우리에게 더 많은 양의 부아를 돋웠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여행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하는 법이다.

이젠 우리 짐을 언제고 찾기만을 기대하고

다음 여정을 계속하면 되는 것이다.

다음 비행기까지 여유가 있어서 다행히

차분하게 수하물 분실신고를 할 수 있었다.

나와 아내는 멀찌감치 서서

우리의 위대한 캡틴의 고군분투를 마음으로 응원해 주었다.

 

다음 사진은 도하 공항에서 다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달리고 다리던 모습

 

Tanzania Diary - Where are the Suitcases Going?

The plane departing from New York safely arrived in Doha, Qatar. The captain, who had been silent until then, announced the arrival at the destination with a cheerful voice. However, that cheerful voice didn't quite register in our anxious minds.

Due to a delay of an hour, there wasn't much time to catch the connecting flight to Dar Es Salaam in Tanzania. From my memory, we had only about 20 minutes of leeway.

As we disembarked the plane, we started rushing through the airport in a frenzy. The place we arrived at was Hamad International Airport in Doha, with a sprawling Gate C numbering almost eighty. My backpack felt heavy on my shoulders, laden with cameras, lenses, underwear, socks, and a laptop. It probably weighed as much as a checked bag.

But it was a relief not to have the burden of dragging luggage checked in as cargo from the departure point. However, they say there's no free lunch. We all had to endure three days of hardship for the comfort of those twenty minutes.

After all the ups and downs, we finally arrived at Dar Es Salaam Airport in Tanzania. We queued up to fill out immigration documents and purchase visas. Despite being an international airport, there were hardly any landings and takeoffs of planes. Our flight was almost the only one to arrive around that time.

The airport wasn't adequately air-conditioned. We started shedding layers of clothing we had bundled up in when we left. Sweat began to trickle down our backs. It took us several hours to travel from the winter kingdom to the summer republic. Seeing the number of airport staff bustling around, it felt like there were too many of them compared to the size of the airport and the number of passengers.

Purchasing the visa took a long time as well. I foolishly asked the staff if a Visa card was essential. Even though it was written on the sign that they accepted both cash and cards, the power of my sturdy Visa credit card melted away in the face of Africa's weather. The reason was that the card payment machine wasn't working.

Understanding and accepting reality as quickly as possible is one of the wisdoms learned while traveling abroad. I learned at the airport that cash, especially US dollars, is cherished and respected in Tanzania, even more than local currency.

Thanks to my son-in-law bringing dollars in cash, I could confidently purchase the visa for Tanzania. In fact, when I visited Korea last year and lived in Italy for a month, I never exchanged currency. I only used the ATM twice, once to cry for a taxi late at night in Rome, and another time to buy a ball at the inspiring convenience store run by a boy named Artur in Pienza. My credit card was the epitome of credibility, but in Tanzania, it was disregarded from the moment I arrived.

After smoothly going through the entry ritual for Tanzania, we trudged wearily to retrieve our luggage. The conveyor belt had already stopped. People who were on the same flight as us had already left the airport. Although there were about twenty suitcases scattered around, ours were nowhere to be seen. In particular, my son-in-law and daughter's suitcases were light blue and pink, respectively, and should have caught the eye quickly, but they didn't.

The anxious feeling became a reality.

Despite taking precautions with our luggage, an unfortunate incident occurred, which we hoped wouldn't happen during our journey.

We had to wait to report the lost baggage at the baggage claim center, which was irritating due to the hot weather. There were a few groups ahead of us, and our turn didn't seem to come anytime soon. The pace of the proceedings seemed to be slower than the weather there.

Accepting reality is the key to not only traveling but also living life. Now, all we could do was hope to find our luggage soon and continue our journey. Fortunately, we had enough time until the next flight, so we calmly reported the lost baggage. My wife and I stood aside, silently cheering for our brave captain's struggle in our he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