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nzania 일기 - 출발, 그리고----
탄자니아 여행은 처음부터 만만하지 않았다.
예방접종 때문에 시간과 돈을 낭비했다.
필요할 수도 있는 과정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시간과 돈을 들여서 했던 모든 과정에서
실제적으로 여행에 영향을 끼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예방접종은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었지만
비자를 받는 일은 탄자니아 입국에 꼭 필요했다.
온라인에서 e-visa를 받으면 된다고 해서
몇 번 시도를 하다가 그만두었다.
어느 과정을 하던 중에 더 이상 진전이 이루어지지 않아서였다.
나보다 젊고 신문명에 익숙한 딸네 부부도 결국 e-visa 획득에 실패했다.
그 실패가 나에게는 묘한 위안이 되었다.
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실패의 요인을 미룰 수 있기 때문이었다.
탄자니아에 도착해서 비자를 얻어도 된다고 해서
비자를 얻어애 하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되었다.
그리고 2 월 7 일에 우리는 드디어 장도에 올랐다.
장도에 올랐다는 표현이 과장이 아닌 것이,
우리가 집을 출발하고 서른 시간도 지나서야
첫 번째 숙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전 9 시 25 분이 카타르 도하 행 비행기가 출발하는 시간이었다.
집에서 오전 다섯 시 30 분에 출발했다.
전철을 타고 Howard Beach역에서 내려
공항으로 가는 air train으로 갈아탔다.
작년에는 공사 때문에 air train도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한 번에 우리의 목적지인 8 터미널까지 갈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 되지 않아 딸네 부부가 도착했다.
나는 이번 여행을 함께 하는 우리 네 명으로 이루어진 여행단의 이름을 정했다.
'Team Tan'
'Tan'은 물론 Tanzania의 줄임형이다.
그리고 사위 Dan을 캡틴으로 선임을 했다.
이렇게 해서 여행 중 마주해야 하는 모든 어렵고 귀찮은 일은
Dan의 몫이 되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의 마음가짐도 이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백성의 짐을 대신 지고 자신은 오직 명예만 취하면 좋겠다고.
보통 하루 전에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하는데
체크인을 위해서 카타를 항공사의 사이트에 접속을 했더니
출발 당일 카타르 항공사의 서비스 데스크를 찾아오라는 내용이 있었다.
우리는 카타르 항공사 데스크를 찾았다.
뉴욕에서 첫 숙소인 잔지바르까지 가기 위해
비행기를 세 번 타야 했기에
우리는 짐을 부치고 찾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짐을 부치지 않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헛일이 되고 말았다.
데스크의 직원은 꼭 짐을 부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까닭을 알 수 었었다.
짐을 부친 것이 약도 되었고, 큰 병이 되기도 했음을 안 것은
탄자니아에 도착해서였다.
비행기의 짐 싣는 칸은 여태까지 탄 국제선 비행기의 그것보다도 작고 좁았다.
그리고 짐이 넘쳐났다.
공항 데스트에 와서 체크인을 하라는 속내를 알 것도 같았다.
베행기에 탑승을 하고 모니터를 통해
뉴욕에서 도하까지의 거리를 살펴보니 약 6천7백 마일, 만 킬로 미터가 넘었다.
뉴욕에서 인천까지의 거리보다 200 마일 가량 짧은 거리니
한국에 가는 시간과 비슷하게 걸릴 거라는 예상이 되었다.
그런데 비행기는 제 시간을 넘겨 한 시간 뒤에 출발을 했다.
그 결과 우리는 도하에 내려 다음 비행기를 타기 위해
달리고 달려야 했다.
늦게 출발한 이유나 사과도 없이 비행기는 이륙을 했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안내 방송 한 번으로 모든 이륙준비가 끝났다.
보통은 승무원들이 몇 번씩 안전벨트 착용 여부와
짐칸의 뚜껑이 제대로 닫혔는지의 상태를 확인하는데
그런 절차가 거의 생략되었다.
가능한 승객들에게 많은 자유를 허용하는 게 회사, 아니면 기장의 철학이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다.
가끔씩 불안정한 기류가 있어도
좌석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라든지 이동하지 말라는 안내방송도 하지 않았다.
이 모든 이상함과 어색함은 비행 도중
두 번 제공되는 기내식과 간식, 그리고 음료수 때문에
내 기억 속에서 지워졌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기내식이 내 입을 기준으로 준비된 것 같았기 때문이다.
모니터에서 영화를 보는데
많은 영화가 한국어로 더빙이 되어 있었다.
정말 첫 경험이었다.
비슷한 거리의 한국 여행을 할 때 의무처럼 이용하는 항공사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한데
음식마저도 내 입에 맞으니 더 이상 불평거리는 찾을 수 없었다.
도하로 가는 하늘에서 언제든 한국에 갈 기회가 있으면
다른 항공사를 이용할 거라는 다짐을 굳게 했다.
먹다가, 보다가 하다 보니
열서너 시간의 비행이 별로 지루하지 않았다.
어느덧 도하에 도착한다는 기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도하에 도착하기 얼마 전 아내가 비행기 창문의 블라인드를 올렸다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에 나오는 경고문
영화의 내용이 폭력성, 선정성을 포함하고 있으니
부모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뜻인 것 같은데----
도저히 해독이 불가능한 아랍어.
옛날 조선시대나 그 이전에도 한자의 해독 여부로 신분이 나뉘었다.
내가 옛날에 아랍에 태어났다면
신분이 무엇이었을까 한믄 생각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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