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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Pienza 일기

Pienza 일기 - 또 실수

Pienza 일기 - 또 실수

 

입 안이 조금 헐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Pienza까지 오는 길이

여간 험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이지만 이 번처럼 초반에 몰아서

고생을 한 적은 없었다.

Jet lag(시차 때문에 생기는 피로)에다가

비행 일정이 꼬이는 바람에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니

건강한 내 몸도 아주 작은 탈이 난 것이다.

 

그래서 동네 Coop(마켓 체인점)에 간 길에

오렌지 주스 한 병을 구입했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면 멀지 않아 입 안이 헌 증상쯤이야

쉽게 치료되리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집에 와서 병을 살펴보니

바닥에 주스의 앙금 같은 것이 가라앉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잘 섞어서 마시려고

바텐더가 텀블러를 흔들듯이

열심히 그리고 정성을 다 해서 주스 병을 흔들었다.

 

그리고 개봉박두!

뚜껑을 열었더니 웬걸,

내용물이 분수처럼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병 안에 든 것은 주스가 아니라

환타의 맛이 나는 소다(탄산음료)였던 것이다.

 

결과?

테이블을 다 적셨다.

그래도 목이 마르니 컵에 따라서 벌컥벌컥 들이켰다.

갈증은 해소되었으나

입 안 허문 아픔은 오늘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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