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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2차 백신접종

 

퀸즈의 힐사이드 고등학교에 도착한 것은

7 시가 되려면 20 분이 남은 시간이었다.

 

1차로 백신 접종을 받은 곳이다.

 

학교 축구장 담장을 돌아

실내 체육관의 입구가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하고 10 여분을 기다렸다.

약속 시간인 7 시 여서 10 분 전에

체육관 입구에 도착을 했는데

정확하게 아홉 명이 내 앞에서 줄을 형성하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살살 뿌리고 있었고 바람이 슬쩍슬쩍 불어서

몸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접종에 관련된 종사자들이

차에서 접종 물품을 나르고

간호사들이 띄엄띄엄 체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7 시가 넘어서 커피를 들고 오는 간호사도 있고

더 늦게 온 관계자들도 몇이 되었다.

어디서나 조금씩 늦는 사람들이 있음을 보고

날이 추운데도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리 웃을 수 있음이 감사했다.

 

7 시 15 분이 되어서야 비로소 체육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대기석이 10 명 씩 석줄이니 30 명이 접종을 기다리고 있는 셈이었다.

인적 사항을 확인하고 간단한 질문에 답을 한 후에

접종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내가 기다리던 접종 부스의

태블릿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나와 같이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접종이 끝났음에도

나는 세벚 째 줄에서 기다리던 사람들보다

더 늦게 저주사를 맞았다.

 

말하자면 나보다 20 여분 늦게 온 사람들이

비바람에 떨지도 않고 더 빨리 주사를 맞았다는 얘기다.

 

결국 내 차례가 되어서 부스에 들어갔더니

간호사는 자신에게 배당된 태블릿에 분제가 생겨서

리셋을 하느라 시간이 걸렸다며

정중하게 사과를 했다.

사실 간호사의 잘못이 아니니

뭐라 할 수도 없었다.

 

간화 사는 1 차 접종 후에 별 문제가 없었냐고 사적인 질문을 했다.

거의 증상이 없었다고 하니

자기는 근육통 때문에 고생을 했다며

묻지도 않은 말을 했다.

 

미안한 마음에 그럈던 것 같다.

 

그리고 주사를 맞았다.

 

"Perfect shot!!!'

 

아주 완벽하게 주사를 놓았다는 나의 반응이었다.

마스크 뒤에서 그녀의 입이 벌어졌다.

눈을 보면 말 그대로 눈치를 챌 수 있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받고 걱정거리를 어느 정도 거둘 수 있는데

잃어버린 10 여 분 때문에

짜증이 나면 무슨 이득이 있을까?

 

조금 억울한 마음이 없지 않았으나

접종 부스의 쓰레기 통에

그 마음을 던지고 나왔다.

밖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바람도 불고 추웠지만

마음은 밝았다.

 

접종을 기다리는 줄은 사라지고

그때 오는 사람들은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접종울 받을 수 있었다.

 

빈 줄을 보니 다시 약이 올랐지만

큰 걱정 하나 덜었다는

후련함으로 밀어내고 일터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