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에 아들과 며느리가 우리 집에 왔다.
아들은 우리 아파트 근처의 식당에서
야외 브런치를 생각하고 온 것 같은데
엄마의 마음은 어디 그런가
미리미리 준비를 해서
아들과 며느리를 맞았다.
이사해서 두 달 다까이 되었어도
아들과 며느리가 우리 집 첫 손님이 되었다.
백신을 다 맞을 때까지
잠정적으로 만나지 말자는
묵계가 되어 있는 까닭으로
다른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방문할 생각도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들과 며느리는 집에 들어와서도
N95 마스크로 코와 입을 꽁꽁 싸매고
느슨한 틈을 주지 않았다.
거리 유지는 기본이어서
가까이 가지도 않았다.
우리는 부엌에 딸린 아일랜드에서
아들 부부는 거실에
따로 마면한 식탁에서
한 지붕 두 테이블에서 브런치를 먹었다.
식구란 모름지기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어야 하는데----
그런 날을 기다리며
멀찌감치 앉아서 꾸역꾸역 음식을
입 속으로 들이밀었던 일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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