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일요일 아침 산책 - 아침 바다 갈매기는 은빛을 싣고

일요일 아침 산책 - 아침 바다 갈매기는 은빛을 싣고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 생활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마음대로 어디를 돌아다닐 수도 없고

보고 싶은 사람을도 만나지 못하며 

마음 속으로,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안부를 전해야 하니

여간 답답하고 불편한 게 아니다.


그래서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지난 일요일에는 아침 일찍 

일출을 보기 위해 Rockaway Beach로 향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3 월 중에 그 곳으로 주거지를 옮겼을 테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이사가 늦어지고 있는데

정확한 이사 날짜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비록 이사를 가지는 못 했어도

미리 새 동네와 낯을 트기 위해 틈이 날 때마다 

Rockaway Beach를 찾아가는데

지난 주 일요일도 그런 이유로 바다를 찾은 것이다.


사람이 별로 없을 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아침 산책을 할 수 있어서

해 뜨는 시간을 택해서 바다를 찾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거대한 구름띠가 수평선을 감싸고 있어서 일출을 볼 수는 없었다.


그래도 구름 사이로 가끔씩 얼굴을 내미는 햇빛은

주위의 구름과

바다를 금빛으로 물을 들였다.


바다에는 가벼운 해무가 끼어 있었다.

산책을 마치고 주차한 곳으로 돌아올 때 보니

해는 이미 많이 솟아 올랐지만

구름을 뚫고 올라오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구름이 회색 빛을 띄어서인지 틈새를 뚫고 새어 나오는 빛은

은빛을 띄고 있었다.

반사된 빛은 바다를 온통 은색으로 물을 들였다.


그것은 금빛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어색하기는 해도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했다.


처음 경험하는 바다의 빛이었다.


이 광경을 보았다면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라는 동요를 지은 사람이

'아침 바다 갈매기는 은빛을 싣고'라는

새로운 버전의 동요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산책을 마치고 돌아올 때

사람들은 바닷가로 나오기 시작했다

더러는 개를 데리고 나오고

더러는 조깅을 하며

어떤 이들은 자전거를 타기도 했다.


사람들 위에 내리는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마음에 은빛 바다를 품고 돌아온

그.날.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