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식이 희소식
이탈리아 여행 중에 큰 아들에게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아서
본의 아니게 세상 소식과 등을 지고 다니던 중,
어쩌다 전화기로 인터넷 연결을 해 보니
아들에게서 메시지가 한 와 있었다.
'Umma and Appa, I am ok.
Supposedly a helicopter crashed into our building.
I am out out of the building and safe."
일의 전말도 모르지만
심장에서 '쿵' 소리가 들렸다.
마치 헬리콥터가 아들이 일하는 빌딩에 불시착했을 때처럼.
(정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집에 돌아 와서야 알았다.)
일단 일은 벌어진 것이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데다가
안전하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더 이상 연락을 하지는 않았다.
오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아래층에 사는 아들 문을 두드렸다.
건물 안전 점검 때문에 집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마침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다행히 멀쩡했다.
아들도 헬리콥터 불시착 사고 때문에 당연히 놀랐을 것이지만
그 소식을 들은 나의 놀라움이나 충격도 아들의 그것보다
결코 작지 않았을 것이다.
아예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련만
괜찮다는 소식을 들어서
심장이 쪼그라드는 경험을 했다.
모르는 게 약이다.
아직 세탁소에서는
내가 없는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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