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기도는---
내 기도는 점점 말이 줄고
간단해졌습니다.
기도를 별로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이 두 가지가 거의 기도의 전부입니다.
사제를 위한 기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뽑아 세우셨으니
알아서 하세요.
사제의 안타까운 모습이 모아도
판단하지 않고
"많이 힘들겠다" 며
그 분의 마음이 되려 합니다.
판단은 아무래도 지상의 것이 아니라
저 위의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리 합니다.
살면서 도가 좀 쌓인 것인지
교만의 높이가 높아진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날카롭던 마음의 날이 다 무디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는 한국의 전 대통령도
그저 불쌍하고 안타까운 마음 밖엔 없습니다.
내 뜻대로 하지 않으시고
늘 당신 뜻대로 하시는 그 분이시기에
그냥 맡겨 둡니다.
결국 내 뜻이기도 하니까요.
지난 주에 덥다가 요 며칠 선선해서
살 맛 납니다.
덥다고 해서
날씨 좀 시원하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는 것처럼
그냥 저냥 견디다가
시원해지면 "아이구 감사합니다."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기도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손주들을 위해서도
다치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서
위대한 사람이 되게 해 달라는 기도는 하지 않습니다.
만날 때마다
네가 얼마나 사랑스럽고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아이들 귀 에 대고 속삭여 줍니다.
아버지께서는
그렇게 해 주실 겁니다.
그 분은 자비 그 자체이시기 때문입니다.
자비의 하느님
부족하기 짝이 없는 내게 늘 위안이 됩니다.
그리 번쩍이게 잘 살지 못 해도
하느님의 자비에 힘 입어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부족해도 내치지 않으실 거라는 걸 알고
뻔뻔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날카롭던 모서리가 둥글둥글해지니
내 안에 평화가 왔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게 ,
그런 마음으로
또 하루를 엽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탁소에서 생긴 일 - Flattery gets you everywhere (0) | 2019.05.25 |
---|---|
나무의 기둥은 하나여도 (0) | 2019.05.23 |
머리 깎던 날 (0) | 2019.05.15 |
세탁소에서 생긴 일 - 진상과 치매 그 사이 (0) | 2019.04.30 |
나의 평점 5 (0) | 2019.04.26 |